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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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조합원 ‘파업’ 대신 ‘실익’...조합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의 상당수가 ‘파업투쟁’보다는 ‘실익’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노조가 남양주 연구소와 울산, 아산, 전주 등 전국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다. 5만여명의 조합원이 있는 현대차 노조는 다음달부터 회사 측과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작한다. 이에 맞춰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노조는 무작위로 공장별 조합원 5564명에게 파업 여부와 요구 사항 등을 물었다.

 

노조가 24일 공개한 ‘2023년 단체교섭 기초조사 결과 분석’을 살펴보면, ‘올해 교섭 전략’을 묻는 질문에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답변이 44.4%로 가장 많았다. ‘소모적 교섭을 지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마무리’라는 답변은 40.3%였다. 투쟁을 위한 투쟁보단,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강력 투쟁과 강경대응’이란 답변은 9.2%, ‘파업하지만, 해를 넘기지 말아야한다’는 의견은 5.5%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임금요구안도 ‘합리’를 우선했다. ‘임금인상 요구안(호봉승급분 제외) 규모’ 질문엔 57.2%가 올해 시장상황과 전년도 회사 실적 반영한 요구안을 꼽았다.

 

파업방식 역시 ‘합리’를 따지는 의견이 많았다.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면 어떤 투쟁전술을 써야하냐는 질문에서다. 27.6%는 각 지역·부문위원회별 실정에 맞게 투쟁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조합원의 임금손실이 발생하므로 파업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은 24%였다. 강한 파업투쟁을 원한다는 ‘8시간, 1일 파업 투쟁’(24.5%), ‘전 조합원 울산 집결 큰 투쟁’(11.9%)  ‘짧은 시간(4시간 이내) 여러 날 파업’(10.9%)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임단협 테이블에 올릴 주요 안건에 대한 설문도 진행됐다. ‘올해 요구안 우선순위(복수응답)’를 묻는 질문에 상여금 800% 요구(2994명)를 꼽은 조합원이 많았다. 성과금 지급 기준 수립(2551명), 각종 수당 현실화(2268명), 고용안정(2238명), 임금피크제 폐지(123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핵심 안건 중 하나인 정년연장에 대해선 ‘국민연금 개시 연동한 정년연장’을 원하는 조합원이 42.7%였다. .현대차의 정년은 만 60세다. 하지만 61세부터 숙련재고용이라는 제도로 정규직이 아닌 촉탁계약직 신분으로 1년 더 근무한다. 이를 63세까지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노조의결기구인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요구안을 확정하면 회사에 전달한다. 노사는 다음 달부터 협상을 본격화한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