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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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길 찾도록 내 역할 할 것”… 이낙연, 이재명 대안 되나

美 체류 1년 만에 내달 하순 귀국
간담회 발언 두고 비명 “복귀 관측”

미국 워싱턴에 체류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사진) 전 대표의 귀국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의 향후 정치 행보에 정치권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사태에 대한 대처 미흡으로 이재명 대표가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상황 속에 이 전 대표가 당의 또 다른 ‘구심점’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4일 야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1년간의 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다음 달 하순 귀국한다. 그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22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렸던 저서 출판기념회 겸 귀국 간담회 인사말을 공유하며 귀국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 전 대표는 간담회에서 귀국 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에 “정치가 길을 찾고 국민이 어딘가 마음 둘 곳을 갖게 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장차 이 전 대표가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당연히 내년 총선에는 출마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대선 때 친이낙연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운영됐던 단체 대화방이 지금은 없어졌지만 핵심 그룹은 여전히 소통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활동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의원은 “이 전 대표 측 인사들이 ‘이재명 지도부’ 체제에서 박탈감을 느꼈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미국에 머무는 동안 국내 정치 현안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와 외교 정책에는 비판적 시각을 꾸준히 밝혔다. 북한의 무인기 불법 남침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얼어붙자 지난 1월 “전쟁 얘기를 너무 함부로 한다. 그것도 남북한 정상이 거칠게 주고받는다”며 윤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판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윤석열정부가 분단 국가이자 반도 국가, 통상 국가, 미국의 동맹 국가라는 한국의 네 가지 숙명을 모른다는 ‘4무지론’을 내세웠다. 엿새 뒤인 26일에는 저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이낙연의 구상’ 출간 소식을 알렸는데 그날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산 책방’의 영업을 개시한 날이었다. 이 전 대표의 책은 평산 책방에 입점됐다.


배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