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의 1년간에 걸친 연구활동을 마치고 내달 귀국 예정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정치 복귀 가능성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난에 가까운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위기에 놓였고 평화와 번영이 한꺼번에 흔들리고 있다는 이 전 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 ‘이낙연 대표의 경험을 믿는다’ 등 응원 댓글이 달리는 것과 달리,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노욕 아니냐’ 등 반응이 쏟아지면서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한반도에서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구도가 점점 더 확연해지고 있다”며 “냉전시대에 미소 대립의 최전방이었던 한반도가 이제는 미중 경쟁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북한의 핵능력은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은 채 강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20번이나 말했지만, 북한과의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협력 강화는 필요하지만 거꾸로 북중러의 연대 강화를 불러 일으켜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높일 수 있다면서, 한미일 3국 공조와 함께 한반도 긴장 완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풀이됐다.
대한민국의 번영이 흔들린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은 우리나라의 무역적자 행진과 맞닿은 것으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는 “한국의 대표적 기업들이 충격적 영업악화에 내몰렸다”며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도 잇달아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로 한국경제가 들어갔다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마이클 맥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과의 저녁식사를 겸한 3시간여 자리에서도 중국·러시아·미국의 관계와 한국 기업의 곤경, 남북관계 등을 두고 여러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맥콜 위원장에게 “대한민국이 경제와 안보에서 강력해져야 미국의 동맹으로서 가치도 높아지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도록 미국이 한국의 특수성을 이해하며 도와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 전 대표의 SNS 글에는 ‘기다리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야당을 바로 세우자’, ‘이낙연 총리가 그립다, 빨리 돌아오라’ 등 기대에 찬 댓글이 이어졌다.
반면에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 전 대표를 겨냥한 ‘기회주의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구역질이 난다’거나 ‘노욕이 넘친다’ 등 보는 이에 따라 비판보다는 맹비난에 가까운 글들이 눈에 띈다.
이 전 대표를 포함한 ‘비(非)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향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이라고 불러온 성향이 관련 게시물에서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보였다.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노욕’ 등 견제로 해석될 수도 있는 표현은 그가 지난 1년간 한국 정치 영역에서는 벗어나 있었지만 여전히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의 영향력이 적잖고, 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이따금 연구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SNS에서 전했던 이 전 대표가 같은 해 말부터 ‘대한민국이 방향을 잃고 있다’처럼 국내 정치 현안 언급을 하면서, 일부에서는 이 전 대표가 정치 일선 복귀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다만, 이때 만해도 이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당내 의원들은 단지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이 이 전 대표에게 의미가 있어서 언급하는 것일 뿐 정치 복귀와는 관련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고 이 전 대표의 귀국일이 다가오면서 자연스레 그의 정치 복귀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는 분위기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23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최근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진행된 이 전 대표의 저서 ‘대한민국 생존전략’ 출간 간담회에서 나온 이 전 대표의 민주당 지지율에 대한 진단을 놓고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고, 정치에 복귀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간담회에서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 상황에 “기존 주요 정당이 과감한 혁신을 하고 알을 깨야만 될 것”이라며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외부 충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특히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질문에 “한국은 국내외적 위기를 충분히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그렇게 된 데는 저의 책임도 있다. 그 책임을 제가 다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혀 자신의 길은 정치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이러한 이 전 대표의 발언을 토대로 박 전 원장은 “이낙연 (전) 대표는 당연히 정치한다”며 “언제 정계 은퇴하고 간 건 아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