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주정 부린다는 이유로 넘어져 있는 지인 얼굴을 밟아 뇌출혈 등 부상에 이르게 한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는 폭행 및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에게 지난 17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해 불구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것으로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서울 양천구 소재 당구장에서 지인 B씨, 피해자 최모씨와 당구를 치던 중, 술주정을 부리던 최씨가 B씨와 다투다 넘어지자 화가 나 발로 최씨의 얼굴을 밟아 외상성 뇌출혈과 우측 편마비 등의 상해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최씨는 응급 개두술과 형종 제거술을 받았다. 병원은 최씨가 뇌출혈로 인한 기능 손상으로 장기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며 사지마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A씨는 최씨의 얼굴을 밟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폭행 사실이 있다고 해도 고의가 아니었으며, 자신의 폭행과 최씨의 부상에는 인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상황을 목격한 당구장 업주가 ‘쿵’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과 B씨가 “발로 바닥에 넘어진 최씨의 머리를 A씨가 밟았다”는 취지로 말한 점을 종합했을 때 A씨의 폭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최씨 가족 측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했다. 법정을 찾은 최씨의 누나는 “무방비 상태로 넘어져 있는 사람의 얼굴을 밟아 크게 다쳤다”며 “평생 반신마비 혹은 사지마비로 살아야 하는데 징역 1년 6개월은 너무 가벼운 처벌”이라고 항변했다. 최씨 측은 지난 19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