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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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여야 8명 의원실 14차례 방문…의원들 일제히 “위믹스에 투자안했다”

與 윤창현·허은아·정희용, 野 김한규·김종민·오기형·김성주, 무소속 양정숙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남국 의원에 대한 국회 입법 로비 의혹이 불거진 게임사 '위메이드'의 국회 출입 기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회 사무처가 김남국 의원 등에 대한 국회 입법 로비 의혹을 받는 게임사 '위메이드' 직원의 국회 출입기록을 25일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여야 현역 의원 8명 의원실을 14차례에 걸쳐 방문했다. 위메이드측 방문 사실이 확인된 의원실은 위믹스에 투자한 적 없다며 잇달아 해명 자료를 냈다.

 

사무처가 발표한 '위메이드 측 국회 출입기록'에 따르면 위메이드 직원은 김성주·김종민·김한규·양정숙·오기형·윤창현·정희용·허은아 의원실에 2020년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방문했다.

 

이를 여야로 구분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성주·김종민(재선), 김한규 양정숙 오기형(초선) 등 4명, 양정숙 무소속 의원, 윤창현·정희용·허은아(초선) 국민의힘 의원 3명이다. 전날(24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위메이드 직원의 국회 출입기록을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이들이 해당 의원들을 직접 만났는지는 미지수다. 사무처 관계자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단순 출입기록으로 의원실에 가서 의원을 만났는지, 비서관을 만났는지, 아니면 그냥 명의만 빌린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그 방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다른 방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위메이드는 김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해 게임사에 유리한 입법을 로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의원이 한때 약 60억원의 가치를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의 발행사인 위메이드의 직원은 그동안 수차례 국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실은 앞다퉈 해명에 나섰다. 이들은 "국회의원이 아닌 보좌진이 위메이드 측을 만났다"고 했다.

 

국민의힘 코인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윤창현 의원은 "위메이드는 의원실 출입 시 모두 보좌관을 만나고 갔다. 저는 만난 사실이 없다"며 "저와 담당보좌관 모두 가상자산 투자사실은 물론 거래소 회원가입 사실조차 없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보좌관에게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 올해 4월7일 두 차례는 통상적인 수준의 인사차 방문이 있었고, 지난해 12월12일은 위믹스 상장폐지에 대한 입장을 구두전달 받았다고 한다"고 방문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특위 민당정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위메이드 대관 담당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대관 담당이 (의원실을) 방문할 때 국회의원과 직접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보좌진과 접촉을 한다"고 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저 뿐만 아니라 의원실 보좌진은 위메이드로부터 가상자산 관련 설명을 듣거나 부정한 청탁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보좌관으로부터 위메이드가 중국에서 지식재산권 소송 중인데 중국 법원에 국회의원의 탄원서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고, 이후 검토를 거쳐 의원실에서 보좌진이 탄원서를 전달한 것으로 경위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저는 위메이드를 만난 적 없다"며 "단 한번도 코인 거래를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허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저희 방에 없는 보좌진인데 만난 기억이 없다고 하더라"며 "본인들은 만난 기억이 없다고 하기 때문에 그렇게 믿고 있다"고 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위메이드는 지난 11월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방침에 따라 다수의 관련 상임위 여야 의원실을 찾아 위에서 언급된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언론에서 언급되고 있는 위메이드 입법 로비 등과는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 "저를 비롯한 의원실 직원 전원은 위믹스 등 가상자산에 투자한 바가 일절 없다"고 일축했다.

 

같은당 김한규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위믹스가 2022년 12월8일 상장 폐지된 이후에 위메이드 측에서 2022년 12월28일 경위를 설명하겠다고 저희 사무실을 방문해 저희 보좌진을 만났다"며 "저는 만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저는 가상자산에 투자한 적이 없고 저희 보좌진 누구도 위믹스에 투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오기형 의원은 "작년 11월 30일 위믹스 상장폐지와 관련해 위메이드 직원 1명이 의원실을 방문해 보좌진 2명에게 설명하고 갔다"며 "상장폐지 과정에 관한 주장이 주된 것이었다. 저는 미팅에 관여하지도 참석하지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위메이드나 그 관계자로부터 위 설명 외에 다른 제안이나 경제적 이익 제공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