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후쿠시마 오염수는 음용수 기준을 훨씬 넘기 때문에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주 원장은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근 논란이 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1리터(L)라도 마실 수 있다’는 발언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일본이 교묘하게 선전·선동을 하므로 한국의 저명한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영국 교수 초청해 식수를 마셔도 된다고 선전할 수 있다”며 “입장이 다르다면 분명히 해야 한다. 가족들에게 일회성으로 (오염수를 마시라고) 권할 수 있나? 일회성이라도 식수로 하면 안 된다고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원장은 “분명한 것은 (희석하기 전의 오염수는 매일 마시는) 식수로 쓰면 안 된다”며 “(앨리슨 교수가) 원자력 필요성과 방사능의 안전성 관련 책을 썼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오해하고 계신 방사능 위험 인식을 개선할 요량으로 기자간담회 마련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평균 62만베크렐(Bq)인데 음용수 기준은 1만Bq”이라며 “앨리슨 교수의 발언은 개인적인 돌출 발언이다. 연구원은 상시 음용을 하면 안 된다는 보도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 원장은 앨리슨 교수의 해당 발언이 처음 나온 기자 간담회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최한 데 대해서는 “간담회는 원자력학회와 공동으로 주관했지만, 앨리슨 교수를 초청한 것은 원자력학회와 사단법인 ‘사실과 과학네트워크’”라고 전했다.
그는 ‘앨리슨 교수의 발언에 대해 왜 연구원은 즉시 조치하지 않았느냐’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지적에 “미리 조치하지 않은 것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보도자료를 내서 바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 원장의 해명을 거들었다. 박성중 의원은 “엘리슨 교수는 오염수 1리터를 섭취했을 때 엑스레이 등 의학 설비에 노출됐을 때보다 방사선량이 적다.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고 했다”며 “이는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다. 학자로서 확신 갖고 얘기했다. (이 발언을 가지고) 가타부타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웨이드 앨리슨 교수는 지난 15일 한국원자력학회와 과기정통부 유관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행사에 나와 “정화 처리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ℓ가 내 앞에 있다면 마실 수 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물을 1리터 마신다고 해도 방사능 수치가 자연적인 수치 대비 80% 추가로 오르는 것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오염수 해양 방류는 가장 쉽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라고 일본의 방침을 거들었다.
앨리슨 교수의 발언 이후 일각에선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알프스로 정화해 저장한 물의 66%가 방사능 기준치를 넘기에 해당 주장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논란이 커지자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앨리슨 교수 발언과 관련해 “전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