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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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측 “아들 인턴 활동 분명한데, 인정하지 않는 건 부당”…항소심서도 혐의 부인

항소심 첫 재판서 1심 유죄 혐의 모두 반박…“인문학 프로그램 수료증·봉사활동 확인서·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예정 증명서 등 실제 활동 내용과 다르지 않다” 주장
자녀 입시 비리 및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2월3일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자녀의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측은 항소심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심 재판부가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형을 선고한 지 약 4개월 만에 2심이 본격 시작됐다.

 

조 전 장관 측은 25일 서울고법 형사 13부(김우수 김진하 이인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심 첫 공판 준비기일에서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이 자리에서 1심이 유죄로 인정한 혐의들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공판 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는 만큼 조 전 장관은 법정에 오지 않았다.

 

변호인은 각종 허위 증명서를 발급해 아들의 한영외고 출석으로 인정받게 한 혐의에 대해선 “인문학 프로그램 수료증, 봉사활동 확인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예정 증명서 등은 실제 활동 내용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들의 대학원 입시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기재하고 허위로 작성된 인턴 증명서 등을 제출한 혐의를 두고서도 “당사자가 인턴 활동을 한 게 분명한데, 인정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학교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하지 않았고, 실질적으로 방해되지도 않았다”고 반론했다.

 

2016년 아들이 다니던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에는 “(대리 응시가) 해당 대학에서 공지한 제재 사항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며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딸의 장학금 명목으로 당시 양산부산대병원장이었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에게 600만원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선 “학생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조 전 장관이 직접 수령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비서관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감찰을 중단하도록 지시해 청와대 특별감찰반 관계자들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혐의에는 “감찰 결과에 따른 최종 처분 권한이 있었으며 이를 행사하는 게 타인의 관리를 방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조 전 장관 측은 향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상대로 사실조회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근거가 마련된 대통령비서실 직제 제7조의 제·개정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마련된 이 규정은 2018년 개정돼 감찰반원이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엄수해야 한다는 조항 등이 새로 들어갔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직제 7조를 직접 개정한 사람이 문 전 대통령이니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은 “명백히 반대한다”며 “법령의 개정 이유는 이미 관련 누리집에서 누구든지 확인할 수 있고, 전직 대통령 개인을 상대로 사실을 조회할 필요성에 의문”이라고 반발했다.

 

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자녀 입시비리 관련 혐의 대부분과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60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