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농가의 경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에 더해 금리 인상 및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여력까지 축소된데다 최근에는 구제역 확산까지 비상이 걸린 상태다. 소규모 농가는 폐업으로 내몰리는 등 한우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축산농가의 구심체 역할을 하는 농협 축산경제는 한우 수급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암소감축사업을 통한 사육두수 조절과 함께 전국민 한우소비촉진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전국적인 한우 소비촉진 행사로 소비 붐 조성
지난 2월 양재동 소재 농협하나로마트에서는 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픈런 행렬이 펼쳐졌다. 한우 반값세일 행사에 소비자들이 몰린 것. 준비한 물량은 금새 동이 났고, 예비물량까지 급히 동원할 정도로 인기였다.
양재동 뿐만 아니라 할인행사는 전국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 3168개소(중복 포함)에서 진행한 할인행사에서 1만3000두(약 1381t) 분량의 한우고기가 판매됐다.
농협은 도매가격 하락이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소매가격 연동제’를 연초부터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농협이 유통하는 한우 물량의 도매가격을 낮춰 소매가격 인하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축산물을 취급하는 전국 1500여개 하나로마트에 도매가격에 최소 마진만을 붙인 권장판매가격을 주기적으로 제시하는 등 도소매가 연동을 위해 힘쓰고 있다.
농협은 권장판매가격 제시 후 전국 농·축협 80여개 매장을 대상으로 주간 단위 소매가격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농협 판매가격은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표한 평균 시중 소비자가격 대비 부위별 13%~15%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가연동제 도입의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농가소득 증대·소비자 편익 제공… 두 마리 토끼 잡아
농협이 진행하는 한우 소비촉진 행사는 한우 수급안정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들어 4월까지 한우 도축물량은 30만두로 최근 3개년 평균(26만두) 대비 15% 증가했. 또 지난 1월 설날 특수에도 불구하고 1만6000원 미만으로 떨어졌던 한우경락가격은 상대적 비수기인 2~3월에 1만6000원 이상을 유지했다. 이 같은 한우도매가 지지로 농가는 두당 16만원의 소득증대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할인판매에 따른 소비자 편익은 전체 판매량(1381t)에 할인액을 계산한 결과 약 340억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은 한우 소비 붐을 확산하고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올 연말까지 매월 1~2회 지속적인 파격할인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국 농협하나로마트와 농축협에서 운영하는 한우전문식당 한우프라자, 축산물 전문 쇼핑몰 농협라이블리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연간 한우 5만두 이상을 소비시켜 한우 수급안정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농협 축산경제 안병우 대표이사는 “꾸준히 한우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준 소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며“ 앞으로도 부담없는 가격에 맛있는 한우고기 많이 드시고, 한우농가에도 힘이 되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