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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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장녀설에 후계자설 들썩 "북한 수령체제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통일연구원장 "김정은 딸 주애가 맏이일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장녀이며 후계자 후보군에 있다고 본다고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이 추정했다.

고 원장은 26일 정세동향을 주제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는 주애가 맏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주애가) 후계자냐 아니냐는 나중에 후계자가 돼야 확인되는 거지만 후보군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주애는 2022년 11월 북한매체에 ‘사랑하는 자제분’이라 지칭되면서 사진과 함께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후 김 위원장 중요한 대외행보에는 대부분 동행하고 있다.

지난 2월 7일 열린 북한 건군절 전야 기념연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의 딸 김주애가 가운데 자리에 앉아 군 장성들과 사진을 찍은 모습. 조선중앙통신·뉴시스

특히 지난 2월 건군절 열병식과 기념연회에 군 장성들을 병풍으로 세우고 사진을 찍고 주석단에 오른 모습은 ‘후계자 내정설’을 둘러싼 논쟁에 불을 붙였다. 반론의 가장 큰 근거가 국가정보원이 2013년생 김주애는 차녀로 보고 2010년생 장남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는 점이었다. 그런가운데 정부가 최근 장남 존재가 “확실치 않다”는 것으로 공식입장을 변경했다.

 

정보당국이 2010년 김 위원장 부부 아들이 태어난 것으로 추측했으나 이후 10여년간 한 번도 아들 관련 정보를 한번도 포착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온다. 또 올초 김주애가 집중 부각된 뒤에는 아들이 있을 거란 추측의 근거가 됐던 정보 원천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를 바꿨다는 말도 나온다. 

 

고 원장은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데리고 다니는 상황이 ‘김일성-김정일 모델’과 유사하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공식 후계자로 내정되기 전 일찍이 군사 관련 현지 지도에 참여했고 1964년 대학 졸업 이후 정치국에 입성해 아버지 사망 때까지 20년 가까이 활동했다.

 

고 원장은 “지금 딸을 당장 내세운다기보다 후계자로서의 덕목을 쌓는 것”이라고 봤다.

 

또 구시대 가부장제적 문화가 개선되지 않은 채 오랜 시간이 흐른 북한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가 나올 수 있는지 의문에는 “수령체제는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을 기념해 지난 2월 7일 딸 김주애와 함께 인민군 장병들의 숙소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TV가 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숙소 방문 이후 건군절 기념연회에 참석해 연설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고 원장은 또 최근 북한의 도발이 잠잠한 것과 관련, 외부 요인보다는 한창 모내기철을 보내고 있는 북한 내부사정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정책을 위한 잠복기가 아닐까 한다“며 “(지금은 농업문제에 집중해) 쌀독을 채우면서 장기전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만성적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은 특히 올해 사정이 더욱 나빠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올해 초 북한이 WFP(세계식량계획)에 원조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힌 바 있다.

 

7차 핵실험 전망에 대해서는 당장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최종 단계에서 전술핵무기의 비약적인 발전에 필요한 과정이라면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자가당착의 모순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 보유·완성 선언을 한 상태에서 추가 핵실험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이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취지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