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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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증원 논란…시민단체 “최소 1000명 늘려야”

"지역, 진료과, 병원 종류마다 의사 부족하다는 상황 달라

의사 과부족 어떤 기준으로 볼지 합의부터 하자" 목소리도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뉴스1

의대 정원 증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2025학년도 입시 계획을 세울 2024년 4월 전까지 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의사를 늘려도 필수의료로 갈 수 있도록 제도화하지 않으면 의료체계는 개선될 수 없다는 우려도 있어,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2.1명(2021년, 한의사 제외)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이다. 한국보다 의사 수가 적은 나라는 튀르키예(2명) 정도다. OECD 평균인 3.7명에 크게 못 미치는 데다 오스트리아(5.5명), 노르웨이(5.2명) 등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된다.

 

2022년 말 공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를 보면 의사 1인당 업무량이 2019년 수준이라면 2030년 1만4334명, 2035년 2만7232명의 공급 부족이 예상됐다.

 

보사연은 지난 2020년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 및 중장기 수급 추계 연구'를 통해 의료 이용량 증가에 따라 추가로 필요한 의사 수를 2050년 3만6000명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2027~2050년 매년 1500명을 증원해야 이 인원이 추가 배출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0년, 정부는 "2022학년도부터 10년에 걸쳐 의대 정원을 총 4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가 의협의 거센 반발에 원점 재검토를 약속하며 물러섰다.

 

이런 과정을 본 타 직역 단체나 시민단체는 복지부가 증원 규모를 크게 잡고 △의사의 불법 업무 지시 근절과 직역간 업무 명확화 △응급실 뺑뺑이 사건 및 소아과 진료 대란 등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간호협회와 보건의료노조는 "PA(진료보조인력)가 1만명에 이르게 된 데는 의사 수 부족 때문"이라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정원을 (지금보다) 최소 1000명 늘려야 한다"고 각각 주장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인력 의무와 권한 등을 재정립한 이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 현재 한의대 정원을 축소해 그만큼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논리를 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확대 규모보다, 과부족 기준부터 합의할 때라고 평가했다. 지역, 진료과, 병원 종류마다 의사가 부족하다는 상황이 달라 의사 과부족을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는 합의부터 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