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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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들고 탈북 추정… 북한 남성 시신 발견해 조사 중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매단 북한 남성 시신 1구가 지난주 인천 강화도 일대에서 발견돼 관계당국이 조사 중이다.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27일 “5월 19일 강화도 해안가에서 우리 군이 북한 남성으로 추정되는 사체를 발견해 관계기관 합동 정보 조사를 실시했다”며 “북한 주민의 사체는 통일부에서 관련 법령에 따라 북한 인계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류품에서 마약 추정물체가 발견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성분분석을 의뢰했다”며 “마약으로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폐기 등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도 “관계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건은 동아일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 신문은 ‘복수의 정부소식통’을 인용, “국가정보원 등 관계 기관은 이 남성이 마약을 소지하고 헤엄쳐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하려다 익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시신은 강화도 일대 해상에서 어로 활동 중이던 어민이 처음 발견했고, 발견 당시 몸에 스티로폼을 매달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처음엔 서해상으로 헤엄쳐 귀순하려다 사망한 것으로 추측했으나 조사 중 다리 쪽에서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마약 약 70g이 발견됐다. 필로폰 70g은 2300명 안팎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정부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우선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정부의 북한 주민 사체 처리지침에 따르면, 발견 사실을 북한에 통지하고 시신을 인도하게 돼 있다. 북측이 인수를 거부할 경우 사체를 화장해 안장한다. 북한 군인 및 정전협정 위반사건 관련 사체는 국방장관이 정전협정에 따라 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해 처리하며 북한이 인수를 거부한 사체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북한군 및 중국군 묘지에 매장된다.

 

이번에 발견된 시신에 대해 당국은 군인이 아닌 민간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통일부는 유실돼 남측으로 떠내려 온 북한 주민 추정 시신을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해 화장 후 남한 내에 안장한 바 있다. 통일부는 북측에 통지문을 보냈으나 북측은 답변이 없었다. 결국 우리 측이 시신을 인도하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통지하고 지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화장, 안장한 바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