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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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정보학자들, 가짜뉴스 타파 위해 ‘IPCC 닮은 협의체’ 만든다

범람하는 가짜뉴스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정보학자들이 힘을 합친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전세계 55개국에서 200명 이상의 학자들이 워싱턴에 모여 24∼26일 3일간 ‘정보환경에 관한 국제 협의체(IPIE)’의 출범식을 갖고 첫 보고서 발표회를 열었다.

 

IPIE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비정부기구로 등록됐다. 

 

노벨상 재단과 미국국립과학원(NAS)이 주최한 이번 회의는 2년 전 같은 회의에서 미 데이터분석업체 피스테크랩의 쉘던 히멜파브 최고경영자(CEO)가 정보 분야에서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와 같은 단체가 필요하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유엔 산하의 IPCC가 각국의 환경 전문가를 모아 매년 환경 정책을 평가하는 것처럼,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보 환경’ 전문가들이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히멜파브 CEO는 “과학자들이 환경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정보 환경에도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이날 IPIE의 창립 발표문에서 “알고리즘 편향, 조작 및 허위 정보는 전세계적이고 실존적인 위협이 됐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24일 열린 연구 발표회에서는 IPIE 연구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 허위 정보 확산과 그 대응책에 대해 연구한 4798건의 출판물을 검토해 이를 종합한 두 건의 요약본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허위 정보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법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 콘텐츠에 라벨을 붙이고, 관영매체의 출처를 표기하고, 허위 정보를 반박하는 정정 정보를 게시하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트위터, 유튜브 등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반면 페이스북·트위터 등이 사용하는 내부 알고리즘에 의한 문제성 계정 정지·삭제 방식은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차원의 미디어 리터러시(문해력) 교육도 마찬가지였다. 

 

IPIE는 앞으로 SNS 등에서 허위 정보가 확산되는 배경에 대해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민주주의와 기술 과정의 책임자이자 IPIE의 새 의장이 된 필립 하워드 교수는 “거짓 주장이 나올 때마다 수많은 과학자를 투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SNS의) 구조상의 문제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교수는 “우리는 알고리즘 시스템을 검토해 잘못되거나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오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가 해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