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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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당한 MBC 임현주 기자 “경찰관이 팬티서랍까지 뒤져”

임 기자 “경찰이 한동훈 장관 언급하며 휴대전화 제출 협조하라고 말해”
“휴대전화, 노트북 제출했는데 굳이 속옷 서랍까지 들추는 이유는 뭔가”
지난달 30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 수사관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개인정보 유출’ 혐의 관련 MBC기자의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하다 언론노조 등의 항의에 철수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당한 MBC 임현주(42)기자가 경찰들에게 팬티 서랍까지 수색당하는 치욕스런 일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31일 임씨는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를 통해 “과잉수사 정의는 뭔가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씨는 “기자이기 전에 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으며 기록을 남긴다”며 압수수색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압수수색을 나온 경찰로부터 “휴대전화부터 제출하라. 한동훈 장관님께서도 휴대전화 압수수색은 협조하셨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에 임씨는 “귀를 의심했다”며 “경찰이 영장집행을 나와서 기자에게 한동훈 장관님을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무엇보다 중립적이여야할 수사기관이 마치 한 장관님 대변인 같은 발언을 하며,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협조를 하라니, 압수수색을 경찰에서 나온 건지 검찰에서 나온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고 호소했다.

 

이에 임씨는 경찰에게 “한 장관님께선 당시 휴대전화 제출 과정에서 검사와 몸싸움이 벌어져 독직폭행으로 문제제기 하지 않았던가”라며 “제 기억엔 끝까지 휴대전화 비밀번호는 알려주시지 않으신 걸로 아는데 어떤 협조를 했단 말인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경찰은 더는 한 장관이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협조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임씨는 경찰이 17년전에 사용했던 다이어리부터 10여년전 사용했던 취재수첩까지 열심히 들여다보았다고 전했다. 임씨는 “과연 20년 전 다이어리와 10여년 전 취재수첩 등이 한 장관의 인사청문회 요청안 PDF파일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외에도 경찰은 임씨의 팬티서랍까지 뒤지며 손으로 만졌다는 것이 임씨의 전언이다. 임씨는 “영장을 발부하신 부장판사님도 같은 여자시던데 영장엔 속옥까지 수색하라고 범위에 적어놓지 않으셨던데 이 경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휴대전화도 제출했고, 업무용 노트북도 제출했는데 굳이 가족들이 살고 있는 공간에 속옷 서랍까지 다 들춰보며 수치심을 주는 이유는 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국회를 출입하는 기자는 1000명이 넘는다. 인사청문회 기간이면 인사검증 자료들이 공개되고, 기자들은 그 자료들을 토대로 취재하면서 인사청문 대상자에 대해 검증하는 보도를 하는데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거냐”며 “난생처음 압수수색을 경험하고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제출하고 나니, 군인이 총과 칼을 뺏기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라고 토로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0일 임 씨의 휴대전화, 주거지, 사무실,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