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간부 진압 과정에서 불거진 강경 대응 논란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다시 야만의 시대, 폭력의 시대가 도래할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사고 원전 오염수 방류 시도와 민생대책 방안 긴급 간담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위험한 환경에서 고공에서 경찰봉을 휘둘러 농성자가 머리에 피를 흘리게 할 만큼, 의식이 혼미해지게 될 만큼, 그런 폭력을 가할 필요가 있었는지 참으로 의심스러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어쩌면 의도가 들어있지 않나 하는 그런 의심까지 생기게 하는 이 야만적 폭력 현장을 보고, 우리 사회가 참으로 오래전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참담하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전 5시31분쯤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업체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높이 7m 철제 구조물(망루)에서 농성을 벌이던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경찰이 휘두른 경찰봉에 부상을 입었다. 사다리차를 이용해 다가간 경찰이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저항하는 김 사무처장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으며, 진압 경찰관들도 김 사무처장이 휘두른 쇠파이프 등에 맞아 어깨와 손 등을 다쳤다.
추락 위험 등 판단에 따라 진압에 나선 경찰은 플라스틱 경찰봉으로 김 사무처장을 제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부터 광양제철소 하청업체에 대한 포스코의 부당 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고공 농성을 벌여온 김 사무처장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된 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한국노총은 성명에서 “경찰이 곤봉과 방패를 사용해 김 사무처장의 머리 등을 내리치는 등 폭력적으로 진압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과 공동으로 ‘폭력 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시간 이후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무리 봐도 그렇게 과격하게 폭력 행위를, 폭력적 진압을 할 필요가 없는데 노동자들의 폭력적 저항을 유발하려 한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의심을 하는 분들이 계신다”면서, “얼마 전 과잉 수사로 노동자 한 분이 분신하시는 참혹한 일도 벌어졌지만 앞으로 부당한 폭력적 노동 탄압이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정부의 역할은 국민을 지키는 것이지 국민을 때려잡는 것이 아니라며, “정치적 이득을 위해 '노동자 갈라치기' 하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분열의 정치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