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공유 서비스 ‘타다’ 전직 경영진이 어제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1, 2심 무죄 판결에 이어 사업의 정당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애초 이 사건은 법정으로 갈 사안이 아니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슷한 서비스가 보편화해 있는 데도 기득권을 위협받게 된 택시업계가 반발하자 정부가 슬그머니 입장을 바꿔 빚어진 일이다. 타다의 무죄가 확정됐지만 과거의 영업 방식을 재개할 길이 열리는 게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타다의 1심 무죄 판결에도 2020년 3월 타다금지법을 밀어붙여 여객자동차법을 개정한 탓이다. 혁신의 불씨를 되살리기 힘들다는 점에서 안타깝기 짝이 없다.
타다처럼 기득권 집단의 저항에 막혀 애로를 겪는 혁신 스타트업 플랫폼은 한둘이 아니다.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이 대표적이다. 로톡은 법률 정보가 필요한 의뢰인이 자신에게 맞는 변호사를 직접 찾아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방문자 수가 2300만명까지 증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변협이 “불법 브로커 활동”이라며 낙인찍은 뒤 2015년부터 송사를 제기해 8년째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세금 환급 서비스, 비대면 의료, 부동산 서비스 플랫폼 등도 타다의 복사판이다.
혁신 플랫폼에 반대하는 이익집단들은 소비자 권익과 편익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매몰돼 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은 어떤가. 굳이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읽지 못하고 정부와 정치권이 기득권 세력 눈치를 보느라 혁신에 눈감는다면 미래는 없다. 우리가 지난 4년간 타다에 발목 잡힌 사이 미국은 물론 일본의 혁신 스타트업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지 않은가.
이재웅 전 대표는 어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혁신은 죄가 없음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인됐지만 안타깝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고는 “혁신을 만들어 내는 기업가를 저주하고, 기소하고, 법을 바꾸어 혁신을 막아 기득권의 이익을 지켜 내는 일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교훈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정부와 정치권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정권이 시킨다고 혁신 사업자를 범법자로 몬 검찰도 책임이 가볍지 않다. 혁신의 싹을 잘라내는 산업 발전 자해 행위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