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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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 사망’ 현대아울렛 화재 때 소방수신기 꺼져있어… 책임자 5명 불구속 기소

지난해 9월 7명이 숨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 당시 소방시설이 7분이나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아울렛 대전점 안전관리 담당자 등은 화재감지기가 오작동한다는 이유로 아예 경보시설을 꺼놨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지하주차장 전체에 유독가스가 퍼지면서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현대아울렛 대전점 화재 당시 소방설비 미작동 모습. 대전지검 제공

대전지검 형사3부(조석규 부장검사)는 1일 현대아울렛 대전점 안전관리 담당자와 방재·보안시설 하청업체 관계자 5명, 현대백화점·하청업체 법인 2곳을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불이 난 아웃렛 지하의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대전점장 등은 안전보건 관련 도급사 협의체를 꾸려 운영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면서도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한 것처럼 회의록을 위조한 혐의도 받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지하주차장 하역장에서 시동이 켜진 채 정차 중이던 1t 화물차의 고온 배기가스 열이 차 아래 쌓여 있던 종이상자에 전달돼 불이 시작됐다. 지하주차장 하역장에 폐종이상자와 폐지를 방치하는 등 관리 부실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화재 당시 지하주차장 하역장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처음 불이 시작된 냉동탑차 주변에는 상자들이 빼곡했다. 화물차 하역장 바닥에 방치된 폐지와 의류박스들은 화재를 키운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 측이 주차구획을 물류 보관 창고 형태로 불법 운영하는 등 주차장을 용도 외로 사용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폐지가 쌓여있는 현대아울렛 대전점 지하주차장 1번 하역장 CCTV 화면. 대전지검 제공

화재 발생 시 알리는 경보시설은 아예 꺼져있었다. 현대아울렛 측은 화재감지기가 오작동한다는 이유로 아예 경보시설을 꺼놔 화재 발생 후 7분 동안 소방시설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하주차장 전체에 유독가스가 퍼지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화재 발생 시 스프링클러와 비상방송, 제연설비 등 연동된 소방설비인 소방수신기는 상시 작동돼야 하고 해당업체는 관리·감독 의무가 있다. 

 

검찰 관계자는 “관리 부실로 인한 전형적인 인재였다”면서 "주차장 일부를 창고로 무단 변경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26일 오전에 발생한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로 협력업체 노동자 등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