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해 후 시신을 훼손한 정유정(23)의 신상이 공개됐다.
정씨는 자신의 죄를 뒤늦게 후회하며 사죄했다. 그의 조부도 “내가 손녀를 잘 못 키운 죄로 유족들에게 백배사죄하고 싶다”고 전했다.
정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교 진학을 하지 않고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다고 한다.
기초생활수급자인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해온 정씨는 2018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별다른 직업 없이 생활하며 집 밖으로 외출하는 일도 드물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유정은 범행 직전까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기 남에게 말 못할 고민, 스트레스 등이 있었던 거로 보인다.
은둔형 외톨이는 집 안에만 칩거한 채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인간관계를 맺지 않고 보통 6개월 이상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한국보다 앞서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문제를 겪은 일본에서는 일부의 반사회적 행동으로 크고 작은 사회적 문제를 겪는다.
이같은 은둔형 외톨이는 핵가족화와 인터넷 보급 등 사회 구조와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른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이해된다.
은둔형 외톨이는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는 ‘나홀로 문화’가 낳은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특히 사회 부적응, 가정 붕괴, 부모의 폭행, 왕따, 인터넷 게임 중독 등의 상황에 노출된 사람들에게서 빈번히 발견된다.
이 가운데 특정 일부는 우울증, 성격장애, 강박증, 공격적 폭력성 등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전해진다.
정씨도 이런 문제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과외 중개 앱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중 지난달 24일 A씨와 처음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당시 부모 행세를 하며 “중3 딸을 보낼 테니 과외를 해달라”고 말했다.
정씨는 이틀 후인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쯤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부산 금정구 소재 A씨 집을 찾아가 A씨를 만났고 흉기를 휘둘러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경찰에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정씨의 공격적 폭력성 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씨는 명문대 학생이었던 피해자의 신분을 훔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는 범행 대상을 고학력 대학생이 주로 활동하는 과외 애플리케이션에서 찾은 점에 주목했다.
이에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의 신분 탈취’를 언급하며 “피해자가 굉장히 좀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과외 교사였지 않나.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여성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훔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심리상담에 이어 정씨의 진술 내용을 분석하고 있으며 사이코패스 여부도 검사할 방침이다.
한편 정씨는 당초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가족과 경찰 설득에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씨의 할아버지도 전날인 1일 MBC에 “(손녀가) 다음 달 공무원 필기시험이 있다. 독서실, 도서관 이런 데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상상도 안 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내가 손녀를 잘못 키운 죄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유족들한테 백배 사죄하고 싶다. 내 심정이 그렇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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