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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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근무지 대물림' 현재까지 5명…선관위 "감사원 감사는 거부"

선관위원회, 감사원 감사 거부
윤재옥 “전형적 조직 이기주의”

인천 등 시도 퇴직간부 자녀 4명
‘아빠 근무지’ 경력채용 드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수조사에서 추가로 자녀 채용이 드러난 퇴직 간부 4명의 자녀가 모두 부친이 소속된 근무지에 경력 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된 현직 간부 1명을 합치면 지금까지 총 5명이 ‘아빠 근무지’에 채용된 ‘근무지 대물림’이 일어난 것이다.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실이 선관위에서 제출받은 ‘5급 이상 공직자 자녀 채용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 선관위 2명, 충북 선관위 1명, 충남 선관위 1명 등 총 4명의 퇴직 공무원 자녀가 각각 부친이 근무하는 시도선관위에 경력으로 채용됐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2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들의 부친은 앞서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간부 6명 외에 추가로 진행된 선관위 자체 전수조사에서 자녀 채용이 드러난 4급 공무원들이다. 인천 선관위에서는 간부 2명의 자녀가 각각 2011년 7급, 2021년 8급으로 경력 채용됐다. 충북 선관위 간부 자녀는 2020년, 충남 선관위 간부 자녀는 2016년 각각 부친 소속 선관위에 채용됐다.

 

이번 의혹으로 사퇴한 박찬진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 자녀 등은 부친이 근무하던 곳과 다른 지역 선관위에서 채용됐지만, 이들의 자녀는 부친 소속 지역 선관위에서 직접 채용돼 특혜 정황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관위 관계자는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감사 중”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선관위 간부의 친동생이 경력 채용된 뒤 1년 만에 고속 승진한 사례도 있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실에 따르면 강원 선관위 박모 사무처장(2급 이사관)의 친동생은 2014년 경기 고양시청에 근무하다 고양 선관위로 자리를 옮겼다. 8급으로 채용된 동생 박씨는 11개월여 만인 이듬해 1월 7급으로 승진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선관위는 사정이 이런데도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거부하며 감사원과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선관위는 이날 과천청사에서 노태악 선관위원장 주재 위원회의를 연 뒤 보도자료를 통해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선관위원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에 즉각 입장자료를 내고 “선관위는 감사원법상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선관위는 국회의 국정조사,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와 수사기관의 수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관위가 감사원 직무감찰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관련 조항을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결과이며 전형적인 조직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유지혜·배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