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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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서 ‘낑낑’ 소리…강아지 10마리 극적 구조한 소방관들

횡성 주택 화재 현장 들어가 강아지들 구출…인명 피해는 없어
지난 2일 오전 강원 횡성군 공근면 창봉리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강아지들. 횡성소방서 제공

 

강원 횡성소방서 대원들이 주택 화재 현장에서 강아지 10마리를 극적으로 구조한 사연이 전해졌다.

 

4일 횡성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9시13분쯤 횡성군 공근면 창봉리의 한 주택에서 불꽃이 보인다는 인근 주민의 신고를 접수한 소방대원들은 곧장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주택은 불이 크게 타오르고 있어 대원들도 빠르게 진화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주택에 사는 주민은 화재 직후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화염에 휩싸인 집을 보자 망연자실해 집 내부 등을 확인할 경황조차 없었다고 한다.

 

대원들은 산불로 번질 가능성에 대비해 연소 확대 방지에 소방력을 집중했다.

지난 2일 강원 횡성군 공근면 창봉리 주택 화재 현장. 횡성소방서 제공

 

이때 건물 주변에서 강아지 여러 마리가 ‘낑낑’ 대는 소리가 들렸다. 횡성소방서 신우교 현장대응단장과 공근구급대 이상훈 반장은 소리가 나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부모 개로 보이는 성견 2마리도 화마에 휩싸인 주택 주변을 계속 맴돌았다.

 

화재가 최성기이고 건물 내부는 검은 연기로 자욱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지만, 붕괴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얼마 뒤 신 단장과 소방대원들은 주택 옆 화마 속에서 웅크린 채 낑낑대던 강아지 10마리를 발견하고 극적으로 구출했다.

 

이 중 강아지 3마리는 엉덩이와 등 쪽의 털이 화마에 검게 탄 채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다친 강아지 3마리는 횡성군에서 동물병원으로 이송했다. 성견 2마리와 강아지 7마리는 전소된 주택 대신 옆집에서 임시 보호 중이다.

 

불은 132㎡의 주택 1동을 모두 태우고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신 단장은 “검은 연기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은 어둠 속에서도 강아지들의 소리를 듣고 우선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화재로 화상을 입은 강아지들이 빠른 치료로 쾌유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