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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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달라졌다는 걸까…여자배구 대표팀, 2023 VNL 1주차 4전 전패, 0득, 12실 세트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써냈던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10년 이상 대들보 역할을 해줬던 ‘배구 여제’ 김연경(35)을 비롯해 김수지(36), 양효진(34)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 당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을 보좌했던 세자르 곤잘레스 코치를 새 감독으로, ‘클러치박’ 박정아(30)를 주장으로 하는 새로운 체제를 선보였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세자르호’는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를 당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승4패에 머물렀다.

 

절치부심한 여자배구 대표팀은 올해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2022~2023 V리그를 마치고 일찌감치 진천선수촌에 입소해 한 달 이상을 합숙하며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결과는 지난해와 비슷한 분위기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난 4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의 안탈리아 스포츠홀에서 열린 2023 VNL 1주차 마지막 경기였던 태국전에서도 세트 스코어 0-3 완패를 당했다. 튀르키예에서 진행된 1주차 4경기에서 모두 패한 데다 12세트를 내주는 동안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VNL에 출전한 16개국 중 1주 차에서 한 세트도 얻지 못한 팀은 한국과 크로아티아, 두 팀뿐이다. 한국은 점수 득실률에서 크로아티아에 앞서, 15위로 1주 차 일정을 마쳤다.

신체조건이 우리보다 월등한 튀르키예나 캐나다, 미국에는 높이와 힘에서 밀렸다 치더라도 비슷한 신체조건을 가진 태국에도 블로킹에서 5-13으로 밀렸다. 태국은 작은 신장을 속공이나 중앙 후위 공격 등의 다양한 전술과 촘촘한 수비로 극복하는 모습이었지만, 한국은 전술적인 측면에서 아무런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의 부진을 두고 세자르 감독의 책임감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세자르 감독은 튀르키예리그 바키프방크의 코치를 겸하고 있는데, 소속팀 일정으로 국내 소집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새로 부임한 한유미 코치와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은 김연경이 선수들의 훈련을 도맡았다. 세자르 감독과 한 코치가 화상 통화로 매일 회의를 하면서 지시를 내렸다곤 해도 직접 보지 않고 선수들을 체크하고 다양한 전술을 짜는 것은 무리다.

 

이로써 세자르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의 통산 전적은 1승20패가 됐다. VNL 1승이 간절한 한국은 이제 브라질로 이동해 브라질, 일본, 크로아티아, 독일과 차례대로 맞붙는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