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과 남자친구의 통화를 몰래 녹음하고 성관계 여부를 추궁한 남성이 아동학대 유죄 선고를 받았다.
5일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보호관찰과 함께 40시간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29일 당시 17세였던 의붓딸이 집에서 남자친구와 하는 전화 통화를 자신의 휴대전화로 몰래 녹음하고, 그 다음날 의붓딸에게 들려주면서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했느냐”고 추궁했다.
A씨는 “다 같이 죽자”고 화를 내면서 방에 있던 미니 화로용 알코올을 의붓딸에게 뿌리고 라이터를 드는 등 위협적인 행동도 했다.
판결에 앞서 재판부는 A씨가 지난해 9월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음행 강요·성희롱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을 확인했다.
이에 “피고인은 보호할 책임이 있는 의붓딸의 통화를 몰래 녹음해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했고, 사적 영역에 속하는 성관계 여부를 추궁해 정신건강에 해를 끼쳤다”면서 “피해자는 과거에도 피고인에게 성적 학대 등을 당하기도 해 정신적 충격이 작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보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