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초등학교 여학생을 겨냥한 독극물 공격이 일어나 약 80명이 중독됐다고 외신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부 사리폴주 모함마드 라흐마니 교육국장은 3일과 4일 산차라크 지역의 나스완에카보드 아브 학교에서 60명, 나스완에파이자바드 학교에서 17명의 여학생이 독극물에 중독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접한 두 학교가 차례로 공격 대상이 됐다”며 “중독된 학생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상태는 모두 양호하다”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본사를 둔 아프간 매체 amu TV는 용의자가 교실에 독성 물질을 분사해 교사와 지역 주민을 포함 총 88명이 중독됐으며, 설사와 콧물, 호흡 곤란, 현기증 등의 증상을 보였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P는 탈레반이 2021년 8월 재집권한 이후 이런 형태의 공격은 처음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아프간에서는 여성의 학교 교육을 위협·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추정되는 독가스 살포 공격이 자주 일어났으나, 현재 탈레반 정부는 여학생 교육을 초등 6학년까지만 허용하는 등 여성의 사회경제적 기회를 대부분 박탈한 상태다. 여성들은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이 의무화됐으며, 놀이공원 등 각종 공공장소 출입 및 직업 활동이 제한되고 있다.
앞서 아프간 서부와 국경을 맞댄 이란에서도 ‘히잡 미착용 의문사’로 반정부 시위가 거세진 지난해 11월 이후 전국의 여학교에서 독가스 공격이 발생해 수천명이 메스꺼움 등을 호소한 바 있다.
라흐마니는 예비조사 결과 원한을 품은 누군가가 제3자에게 돈을 주고 독극물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지만, 범행에 사용된 유독 물질 성분이나 피해자들 학년 등 다른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