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KBO).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중 술을 마셔 논란을 빚은 김광현(SSG), 이용찬(NC), 정철원(두산)에 대해 KBO는 이날 상벌위원회를 열어 세 선수의 징계 수위를 논했다. 상벌위가 예정된 오전 11시가 임박해 KBO에 도착한 김광현과 이용찬, 정철원은 한 목소리로 “잘 소명하겠다.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출석한지 약 50분이 지난 11시50분쯤부터 차례로 상벌위를 마치고 KBO를 빠져나갔다. 야구회관 건물 1층에 마련된 방송 카메라를 앞에 두고 김광현은 “오늘을 마지막으로 소명했다. 거짓 없이 있는 사실대로 얘기했다”며 “상벌위 결과를 수용하겠다. 다시 한번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용찬도 “사실대로 소명했다. 상벌위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정철원은 “사실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답했다. 경위서를 토대로 성실하게 소명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에 출전한 들은 대회 기간 중 숙소 밖 주점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한 인터넷 매체가 이들의 음주 사실을 보도했고, 선수들도 음주 사실은 인정하며 지난 1일 일제히 사과했다. 소속팀들도 이들을 1군에서 말소했다.
다만 인터넷 매체가 보도한 음주 시기와 이들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매체는 이들이 3월 호주전(9일)을 앞둔 8일과 9일, 일본전이 열린 10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도쿄 중심가인 아카사카의 룸살롱에서 마셨다고 보도했지만, 선수들은 “일본 프로야구팀과 평가전을 오사카에서 치르고 본선 1라운드 장소인 도쿄로 이동한 3월 7일과 경기가 없는 휴식일(3월 11일) 전날인 10일 오후에 술을 마셨다”고 해명했다.
2023 WBC에서 한국은 8강 진출의 분수령으로 꼽혔던 호주에 7-8로 패했고, ‘숙적’ 일본에는 4-13으로 완패했다. B조 상위 2개 팀에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하고 초라하게 귀국한 한국 대표팀을 향해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대표팀을 차출한 9개 구단으로부터 사실확인서 등을 받은 KBO는 3명을 상벌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KBO는 규약 제151조에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실격 처분, 직무 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 등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처벌 근거가 마땅히 없다는 여론도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소집 중 음주 행위에 관한 처벌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비판 여론과는 달리 이들을 법리적으로는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법조계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