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제주도와 강원 강릉 등 국내 유명 관광지가 바가지요금 단속에 들어간다. 전남 함평 나비축제에 이어 경북 영양 전통시장 먹거리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논란이 일자 이미지 실추 등을 우려해 앞다퉈 관광 물가안정에 나서는 것이다.
제주도의회는 제주 관광 물가를 안정화하기 위한 입법 장치를 마련한다.
9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한동수 의원은 관광 물가안정과 미풍양속을 개선하기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공정관광 육성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한 의원은 “올해 바가지요금 논란이 크게 불거진 경우만 4건”이라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옛날 과자를 1봉지에 7만원에 판매한 영양산나물 축제를 비롯해 경남 진해군항제와 전북 남원 춘향제, 전남 함평 나비대축제에서 발생한 바가지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가지 논란 확산을 막고 예방하기 위해 제주도내 관광지 물가 실태 조사와 물가안정, 미풍양속 개선에 관한 법적 근거를 조례 개정안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서는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제주여행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해외 관광지와의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의원은 “제주 관광 물가에 대한 일부 오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바가지 논란이 제주도에 파급되는 것을 이른 시일 내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며 “관광 물가 안정과 지역상인 상생을 위한 추가입법 장치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축제를 앞둔 강원 동해안 지역도 비상이 걸렸다.
천년 축제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는 18일부터 25일까지 강릉 남대천 및 지정 행사장에서 열린다. 강릉단오제는 대규모 난장이 최대 볼거리다. 강릉단오제위원회는 강릉단오제를 앞두고 난장을 비롯, 축제장에서의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강릉단오제에 들어서는 300여개의 난장 중 음식을 파는 식당과 스낵은 20%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단오제위원회는 대표 먹거리인 감자전과 단오 막걸리의 가격 잡기에 나섰다.
위원회는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감자전 2장에 1만2000원, 막걸리인 단오주는 6000원을 받도록 했다. 어묵·꼬치 등을 파는 상가에서는 가격을 공시해 바가지요금 논란을 아예 없애기로 했다. 강릉단오제위원회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상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바가지요금 논란 없이 깨끗한 단오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사흘간 열리는 2023실향민 문화축제가 열리는 속초시도 바가지요금 논란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웠다. 젓갈이나 오징어순대 등의 먹거리는 대부분 지역 업체들로만 참여를 제한했고, 1인분보다 적은 맛보기 소용량으로 구성해 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전남 함평 나비대축제장 인근 노점상에서 어묵 한 그릇에 1만원의 가격을 받고, 경북 영양의 한 전통시장은 KBS ‘1박2일’ 프로그램에서 옛날 과자를 1봉지를 7만원에 판매하면서 바가지요금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