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의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심각한 가뭄 상황에 처한 남미 우루과이에서 생수(병물) 가격이 최대 5배 가까이 폭등했다. 수도권 상수원이 고갈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당국은 공원의 물까지 끌어오는 미봉책을 동원했다.
11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수도공사(OSE)에서 제공하는 저수지 수량 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파소 세베리노 저수지 저수량은 440만㎥에 불과해 저수율 6.6%를 기록했다. 이 저수지는 몬테비데오를 비롯한 수도권 핵심 수원으로, 총 6천 700만㎥의 물을 채울 수 있다.
몬테비데오 주변 하루 평균 물 소비량이 55만㎥인 점을 고려하면, 당장 일주일 안에 고갈될 수 있음을 뜻한다.
OSE는 자연 공급량 등 긍정적인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23~24일 정도에는 상수원의 물을 쓰는 데 문제가 생길 것으로 추산한다.
식수 부족 우려는 주민들의 생수 사재기로 이어져 생수의 소비자 가격도 폭등했다.
현지 매체인 파히나도세는 민간단체 조사 결과, 지난달 몬테비데오 주변 생숫값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24%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병물 가격은 467%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당국은 한 방울의 지하수라도 더 끌어다 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몬테비데오 도심 한복판에 있는 바트예 공원 우물물을 활용하는 것이 있다.
OSE는 최근 공원 세 곳의 지점에서 물의 성분을 분석해 '2개 지점 물은 세균학적 물리적 화학적 측면에서 소비에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냈다고 우루과이 일간 앨옵세르바도르는 보도했다.
정부는 정수 작업을 거친 공원 지하수를 학교와 병원에 공급하기로 했으나 공원 내에서 하루에 확보할 수 있는 물의 양은 각각 360~480㎥ 정도에 그친다. 에드가르도 오르투뇨 OSE 감사는 "이 물은 하루 소비량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예컨대 바다에 물 한 방울 정도 떨어트리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