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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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항저우AG 참가 전망… 남북관계는 ‘비관적’

5년 만에 국제대회 복귀 가능성
공동선수단 운영·공동 입장 등은
남북관계 단절로 보기 어려울 듯

남북 접촉의 물꼬를 텄던 국제 체육 이벤트가 15일이면 개막 100일 앞으로 다가오지만 올해는 비관적 전망이 팽배하다.

 

13일 그간 나온 교도통신 등 외신들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북한은 선수와 코치, 응원단 등 약 200명을 등록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파견한 인원 168명보다 규모가 크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9월 23일∼10월 8일 열린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주요 계기가 되곤 했던 됐던 추석(9월 29일) 명절 직전이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주경기장 전경. 올해 대회는 2018년 이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자취를 감춘 북한이 5년 만에 복귀할 가능성이 커 주목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여를 예상하는 목소리는 올 초부터 조금씩 커졌다. 북한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이유로 2020 도쿄올림픽에 불참했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자격정지’ 조치를 받았는데 이 징계가 올해 해제됐다. 3월엔 조선중앙통신에서 북한 당국이 올림픽위원회 총회를 열고 올해 사업 방향을 논의했다는 보도를 내보내 아시안게임 참여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4월 26일 아시안게임 사전회의에 대표 2명을 보내 참가 의사를 밝혔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북한이 참여할 경우 2018년 이후 5년 만의 국제 체육 종합대회 복귀에 해당한다.

 

‘혈맹’ 중국에서 열리는 만큼 전례에 비춰 비중 있는 인사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이 파견될 전망이다. 북한 경제를 책임지는 김덕훈 내각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최선희 외무상도 참여해 중국에서 열리는 세계적 축제에 힘을 싣고, 대중 고위급 외교의 장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한 소식통은 “2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선수단을 등록했다는 것은 북한이 이번 대회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남북이 둘 다 참여하는 국제대회는 공동선수단·응원단 운영, 한반도기를 앞세운 공동 입장이나 남북 물밑 접촉을 통해 남북관계 물꼬를 트는 계기로 활용되곤 했다. 올해는 남북관계 단절, 한·중 관계 악화 등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선수단 참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당국이 아직 참여를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이라 대응이 준비되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