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전임 원내지도부와 오찬을 하고 그간 노고를 격려했다. 오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 체포동의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이 화제에 올랐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민주당 출신 의원들의 체포동의안 연속 부결을 비판했다. 아울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전날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여기 계시다’는 취지로 한 발언 등이 화제가 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체포동의안 연속 부결과 관련해 “앞으로 나올 사람이 많은 모양이죠”라며 지나가는 듯한 말로 ‘뼈 있는 농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도 정치가 그랬느냐”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오찬 자리에 참석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런 발언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녀 특혜 채용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현직 판사가 중앙선관위와 각 지역 선관위 위원장을 맡는 관행의 문제점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한 참석자가 ‘판사가 선관위원장을 겸임하면 관련 업무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전직 판사가 선관위원장을 전임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주 전 원내대표가 최근 정부의 ‘농막 규제’에 대한 현장의 우려와 혼란을 전달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청하자 “안 그래도 그러려고 한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찬에는 주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송언석 전 원내수석부대표, 김미애·안병길·김희곤 의원 등 15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진복 정무수석,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자리했다. 오찬은 비빔밥과 아욱된장국 등으로 구성된 한식 차림이었으며 1시간 남짓 진행됐다. 이날 오찬은 4월 12일 예정됐다가 강원도 강릉 산불로 취소된 만찬을 대신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