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이던 건설업자에게 보석 허가 청탁 명목으로 거액을 챙긴 법관 출신 변호사들의 재판이 공전을 거듭하다 재개됐다.
사건 당시 건설업자의 보석을 허가해준 재판장이었던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 대변인(충남 보령시·서천군)은 증인신문에서 보석 허가는 재판장의 재량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5단독 김효진 부장판사는 13일 104호 법정에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6)·B(60)변호사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법관 출신인 A·B변호사는 2019년 12월과 2021년 1월 재개발사업 입찰 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건설업자 C씨로부터 "재판장에게 청탁해 보석 석방해주겠다"며 착수금 2000만 원과 성공보수 2억 원을 수수한 뒤 다른 변호사에게 선임계를 제출하게 해 이른바 몰래 변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공판에는 장동혁 국회의원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장 의원은 과거 광주지법 형사단독 재판장을 맡았을 때 C씨의 보석을 허가해줬다. 장 의원은 A변호사가 판사일 때 대전지법에서 함께 일한 바 있다.
장 의원은 증인신문에서 C씨 사건을 심리할 때 A변호사로부터 전화를 받았으나 부정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A변호사는 B변호사가 C씨 사건을 맡기로 했으니 기록을 잘 살펴봐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 보석 허가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었다. B변호사가 누군지도, 선임계가 제출된 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급작스런 국회의원 출마로 당시 맡은 사건 중 당연한 절차를 거쳐 C씨의 보석을 허가했다. C씨의 구금 기간이 길어지고, 다음 재판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내린 보석 허가"라며 법관의 재량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B변호사는 위법한 청탁을 목적으로 공모한 사실이 없고 정상적인 변호 활동을 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A·B변호사의 다음 재판은 오는 8월 8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이 사건은 첫 재판(2021년 12월 23일) 이후 법관 인사, 증인 불출석 등으로 재판장이 4번이나 바뀌며 공전을 거듭하면서 '전관 특혜 논란'이 일었다.
장 의원은 2022년 5월과 올해 1월과 4월 의정 활동 등을 이유로 3차례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법정에 나오지 않다가 이날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