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우리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신 번영과 발전을 이룰 수 있던 것은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를 지켜 온 호국영웅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제복 입은 영웅과 가족들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예우받는 보훈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190여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이 자리에는 1968년 1·21사태 당시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습격을 저지하다 전사한 고 최규식 당시 종로경찰서장의 자녀 최민석님과 1999년 6월15일 휴전 이후 처음 발생한 남북 간 해상 교전에서 크게 승리한 제1연평해전의 주역 안지영 해군 대령과 허욱 해군 대령 등이 함께하고 계신다”며 특별초청 대상자의 이름을 한 명씩 불렀다. 이어 “국민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날 오찬에는 6·25전쟁 참전유공자를 비롯한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대한민국전몰군경미망인회 등 18개 보훈단체 임원·회원 170여명과 특별초청 대상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영빈관 입구에서 초청자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하며 맞이했고, 노병들은 “충성”, “필승” 경례를 외치며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6·25참전유공자회의 손희원 회장(90·육군 준장 전역), 김창석 이사(91·육군 대령 전역), 이하영 이사(91·육군 하사 전역) 등 6·25전쟁에 참전했던 이들에게 ‘영웅 제복’을 직접 입히고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6·25전쟁 전사자(12만1879명)를 기억하자는 취지의 ‘121879 태극기 배지’를 달아 주었다.
윤 대통령은 “조금 전 저는 세 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제복을 드렸다. 이 제복에는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정부와 국민의 다짐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옆에는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다가가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던 이래경씨의 ‘천안함 자폭’ 발언에 항의했던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앉았고, 김 여사 옆에는 천안함 피격 사건 때 전사한 고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가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최 전 함장에게 “힘든 시기를 보냈을 텐데 어려운 발걸음을 했다”며 위로했고, 김 여사는 윤 여사와 장시간 담소를 나눴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오찬 메뉴로는 인천상륙작전이 펼쳐졌던 인천의 갯벌장어구이와 화살고지 전투가 벌어졌던 철원의 오대쌀, 용문산 전투가 있었던 용문산의 더덕구이 등 주요 격전지의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