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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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5선 서병수 의원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 벌여

부산지역 최다선(5선) 국회의원이자 부산시장을 역임한 국민의힘 서병수(부산진갑) 의원이 부산시청 앞에서 ‘1위 시위’를 벌여 배경에 이목을 집중됐다.

 

서 의원은 15일 오전 8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부산시청 앞에서 ‘주민 동의 없는 17번 노선 폐지 절대 반대’라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부산시청 입구에서 ‘17번 버스 노선 폐지’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서 의원의 1인 시위는 최근 부산시가 강서구 화전동 버스차고지 개장에 맞춰 기존 시내버스 노선 중 14개를 변경하고, 2개 노선을 폐지한다고 발표한 것이 발단이 됐다.

 

변경노선에 서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진구 당감동과 부암동을 운행하는 17번 시내버스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17번 노선은 지난 50여 년간 당감동과 부암동 고지대를 운행하며, 노인과 학생, 장애인 등 고지대 주민들의 유일한 이동수단이었다.

 

시는 사하구 신평동에서 출발해 자갈치시장과 부산역, 서면을 거쳐 부산진구 당감동을 왕복하는 17번 버스를 서구청에서 신평을 거쳐 강서구 화전차고지까지만 운행할 계획이다. 당초 이달 17일부터 시행하려고 했으나, 서 의원의 반발로 다음달 29일까지 시행이 연기된 상태다.

 

17번 버스 이용객은 도심인 당감동과 부암동 주민과 학생 등 교통약자들이 대부분이다.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신도심과는 달리 버스 외에 도시철도 등 다른 대중교통수단이 없어 버스노선 변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서 의원은 “지난 50년간 당감동과 부암동 원도심 8000여 주민들과 16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을 사전설명이나 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전형적인 공급자 위주의 행정편의주의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부산시와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가진 당정협의회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한 담당 공무원들에게 17번 버스 노선 폐지의 부당함을 설명했는데도, 부산시가 대안마련이나 주민 설득 없이 노선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내일부터 부산시가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당감동·부암동 주민들과 함께 부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계속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시의 입장은 강경하다. 버스 준공영제 시행으로 누적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강서차고지 준공으로 노선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임수 부산시 교통국장은 “(버스노선 개편이) 시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면서도 “버스 이용객들의 카드분석과 버스노선 조정을 위한 용역 및 버스노선조정위원회 등 관련 절차를 모두 거쳐 문제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전 주민설명회를 열지 못한 것은 미흡한 부분이지만, 일일이 주민 동의를 받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계획된 시내버스 노선 조정의 원상복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역에선 부산시장을 지낸 5선 중진의원이 지역 버스 노선 문제로 같은 당 소속 현직 시장을 상대로 1인 시위를 벌이는 것이 옳은 행동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선수를 떠나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민감한 민원을 해결하는 것이 지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의 당연한 임무”라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