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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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살인마’ 이춘재, 女프로파일러에 관심…“내가 입 열면 승진하냐”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이춘재가 범행 자백 과정에서 여성 프로파일러에게 호감을 드러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15일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83회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 이춘재에 대해 다뤘다.


지난 2019년 피해자의 유류품 DNA 감식을 통해 범인으로 지목된 이춘재는 처음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던 그는 접견 전 바깥에 앉아있던 여성 프로파일러들에게 호기심을 보였다. 

 

대화를 수락한 그는 프로파일러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정사를 털어놨고, 군 시절 탱크 운전을 했던 무용담을 말하며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프로파일러(범죄분석가)들과 ‘라포’(친밀감) 가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 대해서는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이에 이성준 형사는 “’이춘재를 애달프게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하루는 약속된 접견날에 일부러 가지 않았다고 했다. 

 

이춘재가 적은 자신의 범죄기록. 살인은 처제를 살해한 것까지 15건이다. 박준영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다음날 이춘재의 첫마디는 “어제 왜 안 왔냐”였다. 이 형사는 “대화가 즐거웠기 때문에 이춘재가 기다린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프로파일러들과 친해진 이춘재는 “혹시 내가 입을 열면 당신들 승진도 하고 그러나. 그럼 내가 이야기 좀 해줄까”라며 생색을 내기까지 했다.

 

또 “내가 모든 걸 말하면 다 놀랄 거다. 곤란해질 수도 있다”며 자신의 범죄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후 이춘재는 ‘살인 12+2, 강간 19, 미수 15’라는 쪽지를 거넸다. ‘12+2’에서 12는 화성 살인사건이었고, 나머지 2는 청주에서 저지른 살인이었다. 이춘재는 이때를 기점으로 진술을 쏟아냈고, 사건 현장을 직접 그려줄 정도로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이 형사는 “범행을 하는 장면을 묘사하면서 남 얘기하듯이 덤덤하게 하더라”며 “‘인간 세상에 악마가 있다면 그 악마가 바로 이춘재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