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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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수분 부족 방치했다간… ‘몸 안의 돌’ 습격에 “악~”

‘극한 통증’ 요로결석 주의보

칼슘·요산 등 성분 뭉치면서 소변길 막아
국내 환자 32만명까지 늘어… 男 더 많아
땀 많이 흘리는 여름철 발병 10∼20%↑

크기 5㎜ 이하는 60∼80% 자연 배출
커지면 체외충격파로 부수는 시술 필요
재발률 높아 주의… 하루 2∼3ℓ 물 마셔야
#50대 여성 A씨는 얼마 전 견딜 수 없는 옆구리 통증에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에서 내린 진단은 요로결석. 생명에 지장이 있는 응급질환은 아니라 추후 진료 예약 후 퇴원했지만 A씨는 이후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렸다. A씨는 “통증을 설명하기조차 힘든 단말마의 고통이었다”며 “다시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끔찍했다”고 털어놓았다.

요로결석은 ‘산통’에 비견될 만큼 극심한 통증으로 유명하다. 소변길인 요로(신장·요관·방광·요도)에 돌(결석)이 생기는 이 질환은 여름철 발병이 높은 편이다. 무더운 여름철 땀을 흘리거나 운동을 해서 수분이 빠져나가 소변량이 줄고 농축되면서 결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3년간(2020∼2022년) 진료 인원을 보면 여름철(7∼8월) 환자는 월평균 4만4000여명 수준으로 다른 계절에 비해 10∼20%가량 많았다.

◆ ‘극심한 통증’… 재발 잦은 요로결석

결석은 소변에 용해된 채 존재하는 칼슘, 요산, 수산염, 인산염 등 다양한 성분이 뭉치면서 생긴다. 결석은 대부분 신장에서 발생하는데 이후 소변길을 따라 밑으로 내려가다가 요관 등에서 걸리면서 걸린 위치의 윗부분이 늘어나면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 ‘걸림’이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결석이 신장에 머무를 때는 간혹 결석이 3∼4㎝로 커질 때까지 통증이 없어 발견을 못 하는 경우도 있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보통 설탕이나 소금을 물에 녹일 때 처음에는 잘 녹지만 소금과 설탕의 양이 계속 추가되면 어느 순간 녹지 않고 결정상태로 가라앉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며 “요로결석도 물이 부족하거나 칼슘, 요산, 수산염 등 소변에 있는 성분이 많아서 용해되지 못한 성분들이 뭉쳐서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이면 평소와 같은 양의 수분섭취를 해도 땀 분비가 늘고, 기온 상승으로 인해 피부로 수분이 증발하는 양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요로결석 발생 가능성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요로결석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구화된 식생활과 영양 과잉으로 인한 비만,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래 유병률은 4∼8% 정도로 알려져 있었지만 비만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해 최근에는 더욱 늘었다. 국내 진료 환자도 2017년 28만3754명에서 2021년 32만1817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성인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정도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크기 크면 돌깨기 시술… 수분섭취 중요

요로결석은 크기가 5㎜ 이하인 경우 60~80%가 자연배출된다. 그러나 크기가 이보다 크거나, 위치가 상부 요관이면 체외충격파로 결석을 잘게 부숴서 자연배출되도록 한다.

박형근 교수는 “결석이 중간에 폐색을 일으켜서 증상이 있거나 신장 기능이 안 좋은 환자는 작은 돌이 걸려도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으니 예방적 치료를 하게 된다”며 “체외충격파쇄석술은 마취가 필요 없어 제일 많이 사용되는 치료 방법이다. 최근에는 내시경이 발달하면서 체외충격파로 쇄석이 어려운 경우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며 내시경 수술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요로결석은 한번 겪은 이후에도 식이요법 등 예방을 위한 활동이 중요하다. 높은 재발률 때문이다. 환자의 30~50%가 5년 이내에 재발한다.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수분섭취. 수분섭취로 이뇨가 증가하면 결석이 소변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지고 결석 성분을 희석할 수 있다. 하루 2~3ℓ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때 ‘알코올의 이뇨작용으로 소변량이 늘면 결석이 자연 배출된다’며 물 대신 맥주를 마시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요로결석 재발을 부추길 수 있다. 알코올 섭취 시 탈수현상으로 인해 요량이 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맥주 속 퓨린 성분은 분해과정을 통해 요산을 만들어지는 만큼 결석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염분과 수산, 동물성 단백질도 피하는 것이 좋다. 대한비뇨의학회는 고염식, 과다한 육류 섭취, 시금치·초콜릿·커피·술 등의 섭취 자제를 권한다. 이들 식품에 요산과 칼슘, 수산 등이 풍부한 탓이다.

돌 생성을 방해하는 구연산이 많이 포함된 오렌지, 레몬, 귤, 토마토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 결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