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회생사건에서는 회생계획에 따라 기존 채무의 출자 전환이나 제3자에 대한 신주 발행 등으로 발행 주식의 수가 증가하거나 합병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러한 등기는 법원 촉탁으로 진행되는데, 채무자회생법 제25조 제4항은 이에 대해서는 등록면허세를 매기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등록면허세를 규정하는 지방세법 제26조 제2항 제1호 본문은 법원 촉탁에 의한 등기는 등록면허세를 비과세하도록 하면서도, 단서 조항에서 법인의 자본금 또는 출자금의 납입, 증자 및 출자 전환에 따른 등기에 대해서는 비과세 대상에서 빼고 있다. 이러한 단서 조항이 신설되기 전까지는 본문만이 있었고, 이에 따라 법원의 촉탁으로 인한 등기면 촉탁의 실질적 내용을 고려하지 않고 등록면허세를 일괄적으로 비과세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법원 촉탁에 따라 신속한 회생절차의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등록면허세를 비과세하고자 한 것임에도, 회생절차가 아닌 자본 증자 및 회사의 합병과 같은 실질적 재산권 변동 등기까지 비과세하는 것은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위와 같이 단서 규정을 신설해 회생에 관한 법원 촉탁에 따른 비과세 대상을 회생절차에 관한 것으로만 한정토록 해 자본금(출자금)의 납입, 증자 및 출자 전환 등 재산권의 변동을 수반하는 법인 등기는 비과세 대상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채무자회생법 규정과의 관계가 문제 되었으나, 지방세특례제한법은 지방세특례제한법이나 지방세법, 조세특례제한법에 의하지 않고서는 지방세 특례를 정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채무자회생법상 등록세 면제에 관한 규정은 지방세특례제한법에 위배되는 규정으로서 채무자회생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납입과 증자, 출자 전환에 대하여는 등록면허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보게 되었다.
하급심 판례(춘천지법 2016구합51526)에서는 지방세법과 채무자회생법과의 관계 외에 신뢰 보호의 원칙, 위 지방세법 단서 규정이 위헌인 것은 아닌지가 문제 되었다.
먼저 신뢰 보호의 원칙에 대해 법원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 요건이나 비과세 요건 또는 조세감면 요건을 막론하고 조세 법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의 문구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며, 특히 감면요건 규정 가운데에 명백히 특혜 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조세 공평의 원칙에도 부합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며 “회생계획에 의한 출자 전환으로 인한 주식이 장차 소각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유상증자 당시 출자 전환으로 인한 주식이 소각되지 않고 있었던 이상 출자 전환으로 인한 주식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단서 규정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등록면허세가 재산권 기타 권리의 취득, 이전, 변경 또는 소멸에 관한 사항을 공부에 등기 또는 등록하는 경우 그 등기 또는 등록행위 자체를 과세물건으로 하는 조세로서, 그 등기 또는 등록의 유·무효나 실질적인 권리귀속 여부는 등록면허세 과세 대상이 되는 데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제시하면서 “비록 회생계획에 출자 전환으로 인한 주식이 소각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출자 전환에 따른 등기행위 자체는 존재하므로 이를 과세 대상으로 삼는 것이 등록면허세의 본질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회생계획에 따라 기존 채권자들의 채권을 출자 전환한 다음 이를 소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채무자회생법이 출자 전환으로 발행된 주식을 반드시 소각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지 않은 이상, 출자 전환에 따른 등기를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하여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회생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세법 단서 규정이 적용되는 등기가 예정되어 있다면 이러한 등기로 인한 등록면허세도 고려해 자금 수급계획을 짜야 할 것이다.
김경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kyungsoo.kim@barun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