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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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또 나타났다…“징그럽지만 해롭지 않아”

입력 : 2023-06-21 15:03:36
수정 : 2023-06-21 16: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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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이 ‘분해작업’으로 환경정화에 도움주는 ‘익충’
창문 등에 붙어있다면 분무기로 물 뿌려주면 떨어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해 여름 수도권 서북부 일대에 대거 출몰하며 기승을 부린 이른바 ‘러브버그’가 최근 서울 은평구를 중심으로 다시 출현했다.

 

최근 서울 은평구와 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 주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번 주 들어 러브버그가 다시 나타나 불편을 겪고 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20일 은평구청에 따르면 이달 하루 1∼2건에 불과하던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19일부터 이틀간 800건을 넘길 정도로 폭증했다.

 

구민들은 “집안으로까지 들어오기 시작해 걱정이다”, “두 마리가 함께 붙어있는데 어떻게 퇴치하는 것이냐”고 호소하고 있다.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파리목 털파리과 ‘붉은등우단털파리’로, 다른 털파리과 곤충들과 마찬가지로 보통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뉴스1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질병을 전파하거나 매개하지 않고, 생태계 교란 생물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유충이 나무와 낙엽을 분해해 토양으로 영양분을 전달하는 등 환경정화에 도움을 주는 ‘익충’이다.

 

최근 비가 내리고 기온이 오르면서 땅속에 있던 유충이 성충으로 탈바꿈하기에 적절한 기온과 습도가 북한산을 중심으로 갖춰진 탓에 러브버그가 많이 생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배연재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러브버그가 발생한 점으로 미뤄 이미 그 지역에 정착해 서식지로 삼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한편 러브버그가 주로 출몰하고 있는 은평구는 “구민 불편 해소를 위해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러브버그가 창문, 유리 등에 붙어있다면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방역 작업은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