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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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논란’ 울산 선수 3인… 1G 출장 정지·제재금 1500만원

프로축구연맹 상벌위 징계 확정
직접적 언급 안 한 정승현은 제외
“관리 책임” 구단엔 3000만원 부과

1983년 출범한 프로축구 K리그의 40년 역사에 남을 오점이 생겼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종 차별’ 논란을 일으킨 울산 현대 선수들에 대한 상벌위원회가 사상 처음으로 열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경기 출전 정지 징계와 제재금 1500만원을 부과했다.

연맹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6차 상벌위를 열고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인 울산 소속 이명재, 이규성, 박용우에 대한 징계를 이같이 확정했다.

(왼쪽부터) 이명재, 이규성, 박용우

연맹은 상벌위 결과에서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에게는 출장정지 1경기와 제재금 150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해당 대화에 참여했으나 인종차별적 언급을 하지 않은 정승현은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울산 구단에는 팀 매니저의 행위와 선수단 관리책임을 물어 제재금 3000만원의 징계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1일 울산 수비수 이명재의 SNS에서 팀 동료 이규성, 박용우 등이 댓글로 나눈 대화다. 이들은 2021년 전북에서 활약한 태국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사살락의 실명을 뜬금없이 거론했다. 이명재의 피부색이 까무잡잡하다는 이유로 놀리는 과정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다. 많은 비판이 이어졌고, 울산의 홍명보 감독까지 고개를 숙였다.

이름을 언급하며 ‘사살락 폼 미쳤다’고 조롱한 박용우와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고 쓴 이규성, ‘너 때문이야 아시아 쿼터’라고 답하는 등 댓글로 대화한 이명재는 징계를 받았다. 단지 ‘기가 막히네’라고 쓴 정승현은 징계를 피했다. K리그에서 인종 차별과 관련해 상벌위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상벌위에 참석한 박용우는 취재진에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며 “많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언행을 신중히 하고 조심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연맹 상벌위는 “선수들이 특정 인종이나 개인을 비하하거나 모욕하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은 아니지만, 피부색과 외모 등 인종적 특성으로 사람을 구분하거나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것 역시 인종 차별 내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징계 양정에 있어서는 차별적 인식이 내재된 표현을 SNS에 게시한 경우에 관한 해외 리그의 징계 사례들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교육 등을 통해 인권 의식을 강화할 방침이다.


장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