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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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청장 “남산 대로변 고도제한 20m까지 완화 예상”

서울시가 남산·북한산 주변 고도제한 완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이 남산 인근 대로변에 최고 20m 높이의 건물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구청장은 22일 민선 8기 취임 1년을 맞아 충무아트센터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남산 기슭에 자리한 제 1·2종 일반주거지역 주택가들은 8m, 대로변에 있는 3종 준주거지역은 8m 이상, 20m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완화 폭이 이달 말쯤 발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산 고도지구인 서울 중구 다산동. 중구 제공

서울시는 이달 말쯤 남산·북한산·경복궁 등 8개 고도지구에 대한 높이 규제를 완화하는 재정비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남산 고도지구는 서울시가 남산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1995년 지정했다.

 

남산 주변은 지을 수 있는 건물 높이가 제한돼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주거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중구에 따르면 남산 고도지구 내 3층 이하 저층 건물은 70%에 달한다. 준공된 지 20년 이상 된 건물도 88.5%다.

 

김 구청장은 “어디는 3층 이하로, 어느 곳은 도로면 이하로 또 다른 곳은 성곽 높이 아래로 건물 높이를 강력하게 막았으니 사업성이 떨어져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은 꿈도 꾸지 못했다”며 “남산 고도지구에 가보면 도대체 ‘서울 한복판에 이런 동네가 있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람이 다니기 힘든 가파른 골목 위에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심지어 집이 점점 비스듬히 기우는 곳도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남산 고도제한 완화가 ‘규제 완전 철폐’가 아닌 ‘합리적 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를 풀면 남산 경관을 해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보이는 걸 막자는 게 아니라 보이는 건 유지하고 이미 안 보이는데 규제가 있어 실효성을 잃은 지역에만 규제를 풀자는 것”이라며 “경관에 문제가 없도록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시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중구는 30년 전 고도지구 지정 당시 ‘이 지점에선 남산이 잘 보여야 한다’며 설정한 조망점들이 사라졌기에 고도 제한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약수고가도로의 경우 도로 위에서 남산이 보이도록 건물 높이를 제한했다. 2014년 약수고가도로가 철거되면서 규제의 의미가 없어졌지만, 주변 지역은 아직도 고도지구로 묶여 있다. 

 

김 구청장은 고도제한 완화 외에 취임 1년간 주력한 정책으로 인구감소 방지를 위한 도시개발과 교육, 상권 활성화를 꼽았다.

 

그는 “서울 한복판에서 가장 먼저 구 존폐 위기를 걱정한 곳, 가장 빠르게 노령화되는 곳이 중구”라며 “도시 개발을 통해 살만한 집을 많이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당10구역의 경우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돼 재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김 구청장은 “신당 10구역과 약수 공공주택단지에 각 1400여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신당 8·9구역 등에도 아파트 단지를 많이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또 금융경제교실, 입학사정관이 하는 일대일 대입 컨설팅 등 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중구는 학생 1인당 교육기관 보조금이 89만4000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

 

서울시 디자인 혁신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신중앙시장에 대해선 “시로부터 100억원가량의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며 “2025년까지 스페인 산타 카테리나 시장 같은 서울의 관광명소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