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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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이 민간인 앞에 두고 공포탄 쏜 이유는?…“오토바이로 민통선 통과 시도하던 남성들 제지 위해” [사건수첩]

강원도 전방 검문소에서 초병들이 2발 발사
오토바이로 민통선 통과·통일전망대 가려 해
“경북 문경에서 오토바이로 6명 함께 이동”
경찰과 군부대 조사 이후 귀가·1명은 병원행

“군부대 초병들이 민간인을 옆에 두고 공포탄을 발사했어요.”

 

강원도 고성 제진검문소에서 초병들이 오토바이를 탄 민간인들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공포탄을 발사했다. 민간인들이 출입통제선을 넘어서려고 하자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다.

25일 강원도 고성 제진검문소에서 발사된 공포탄 탄피를 군모를 착용한 이가 줍고 있다. 독자 제공

2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정오 무렵 고성군 거진읍 제진검문소에서 육군 모 부대 소속 초병이 오토바이를 타고 검문소를 통과하려던 남성 3명을 제지하던 중 땅바닥을 향해 공포탄 2발을 발사했다. 이들 3명은 경북 문경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움직인 6명의 일원이었다. 이들 3명은 선발대 형식으로 검문소에 먼저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민통선 넘어 통일전망대에 가고 싶다"고 주장하면서 실랑이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규정상 오토바이 출입을 제한하고, 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비무장지대(DMZ) 출입사무소에 사전 신청해야 한다고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전 신고를 하지 않은 이들 민간인의 민통선 출입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이런 안내에도 이들 민간인이 출입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자, 초병이 땅바닥을 향해 공포탄을 두 차례 발사한 것이다.

 

이들 민간인은 실랑이 과정에서 군인들이 자신들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군인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일행 중 1명은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정중하게 (민간인들에게) 출입 불가를 안내했는데도 계속 들어가려고 해서 정당하게 제지하고 지침대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들 남성의 행동이 초병을 위협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군형법에 따라 조사하기로 했다. 이들 남성은 경찰과 군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고성=배상철 기자 b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