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라면, 빵 등의 가격 상승률이 전체 가구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3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자체가 1%대에 그쳤던 만큼 서민들의 먹거리 부담이 더욱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399만1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처분가능소득이 3%대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먹거리 물가 상승 폭은 이를 크게 상회했다. 가공식품과 외식의 물가 상승률은 9.9%와 7.5%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각각 2.9배, 2.2배였다. 가공식품의 경우 세부 품목 73개 중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품목이 87.7%인 64개에 달했다. 품목별로는 치즈(32.8%), 드레싱(29.1%), 식용유(28.8%) 등 8개 품목은 물가 상승률이 20%가 넘었다. 또 빵(14.3%)과 스낵과자(13.1%), 라면(12.4%), 아이스크림(11.8%), 파이(11.0%) 등은 10%가 넘었다.
장바구니 못지않게 외식 부담도 컸다. 올해 1분기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 2개를 제외한 37개(94.9%)의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음식점 등에서 마시는 소주(외식)의 물가 상승률이 10.7%에 달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3.1배였고, 맥주(외식)도 10.2%로 3배에 달했다. 피자(10.5%)와 라면(외식)(10.4%), 김밥(10.4%), 떡볶이(10.0%), 돈가스(10.0%) 등 평소 서민들이 자주 즐기는 외식 품목의 가격 상승률도 10%가 넘었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먹거리 부담이 더욱 컸다는 지적이다. 소득 하위 20%(1분위)의 1분기 처분가능소득은 85만5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1분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7.6배, 5.8배였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는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4.7%로 나타났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이 5분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각각 2.1배, 1.6배에 그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