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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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어두워져”…‘이태원 막말’ 김미나, 이번엔 ‘추모공간’ 또 실언

민주단체 반발 “여러 군데 영령 기리는 곳 있으면 도시 어두워져”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관련 막말로 의원직 사퇴 요구에 직면했던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이 이번에는 민주 추모 공간에 대한 발언으로 비판받고 있다.

 

27일 창원시의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제125회 제1차 정례회 기간인 지난 23일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민주주의 전당' 건립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

 

창원시는 우리나라 정부 수립 후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면서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1960년 3·15 의거, 군사정권 철권통치 18년을 끝내는 계기가 된 1979년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난 곳이다.

 

민주주의 전당 위치는 3·15 의거 때 숨진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경남도 기념물 277호)와도 가깝다.

 

민주주의 전당은 오는 2024년 7월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기초공사가 완료돼 1층 철골 구조물 작업이 진행 중이고, 공정은 23%를 기록하고 있다.

 

김 의원은 민주주의 전당 공사 진행 상황 등과 관련한 질문에 이어 마산합포구 오동동 3·15 의거 발원지 기념관, 김주열 시신 인양지 등 창원지역 민주화 유적지를 언급했다.

 

그러던 중 "마산회원구에는 국립 3·15 민주묘지가 조성돼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영령들을 모신 추모의 공간도 있다"며 "이렇게 여러 군데 영령을 기리는 곳이 있으면 도시 전체가 무겁고 어두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전문가 또는 부동산을 하시는 분들이 마산을 다녀가고 하는 말씀이 공통적으로 '도시 전체가 무겁다', '과거로 돌아간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지역 민주단체 측은 반발하고 나섰다.

 

주임환 3·15의거기념사업회장은 이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발언의 자유는 있지만, 의원들은 발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매우 부당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리나 로마에 가면 도시 전체가 추모영령을 모시는 곳인데 제일 좋은 도시로 꼽힌다"며 "왜 이렇게 생각을 다듬지 않고 말씀하시는지 항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숙연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상임이사는 "민주화 운동의 현장을 부동산 투자자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민주 성지 창원시를 대표하는 시의원으로서 할 말은 절대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말 이태원 참사에 대한 막말로 전방위적 의원직 사퇴 요구에 직면한 가운데 지난 1월 창원시의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 주도로 제명이 아닌 출석정지 30일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으로부터는 지난 2월 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징계 의결일(2월 20일)부터 6개월이 지나면 당원권이 회복된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