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이태원 살인사건' 당시 수사 담당 검사로 활동했던 변호사가 갑자기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전북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정읍시의 한 상가 건물에서 변호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태원 살인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 출신으로 확인됐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 한 패스트푸드점을 찾은 대학생이었던 고 조중필(당시 22세)씨가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가 흉기에 온몸을 9차례에 찔려 무참히 살해된 사건이다. 피의자로 지목된 이들이 미국인 2명인 데다 범행의 잔혹성으로 인해 사회적인 이목이 쏠렸다.
경찰은 당시 수사를 통해 범행 현장에 있던 한국계 미국인 신분의 ‘아서 존 패터슨(당시 17)’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담당 검사는 '에드워드 리(〃18)'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법정에 세웠다. 패터슨에 대해서는 흉기 소지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에 1, 2심은 에드워드 리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고법으로 파기환송해 결국 무죄가 확정되자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패터슨은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 중 특별사면을 받은 뒤 1999년 8월 검찰이 출국정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가 검찰이 재수사에 나서 패터슨이 진범이라는 결론내고 2009년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해 2011년 살인 혐의로 기소해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A씨는 에드워드 리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난 뒤 1년 만인 2000년 검사를 사직하고 정읍에서 변호사를 개업해 활동 중이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타살 흔적이나 정황이 없는 것으로 보고 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