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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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클래식의 ‘쾌거’…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인 첫 기악 우승

바이올린 김계희· 첼로 이영은, 테너 손지훈은 성악 부문 우승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 첼리스트 이영은, 테너 손지훈이 각각 1위에 올랐다. 

 

이 콩쿠르 기악 부문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건 처음이다.

제17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자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왼쪽부터), 첼리스트 이영은, 테너 손지훈.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홈페이지 캡처

차이콥스키 콩쿠르 조직위원회는 30일 바이올린 부문 김계희, 첼로 부문 이영은, 성악 부문 손지훈이 각각 1등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9일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17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피아노·바이올린·첼로 부문의 경우 6위까지, 성악 부문은 남녀 각각 4위까지, 목관·금관 부문은 8위까지 발표됐다. 한국인 참가자는 8명이 결선에 진출해 모두 입상했다. 김계희·이영은·손지훈을 비롯해 성악 부문에 베이스 정인호 공동 2위, 첼로 부문에 박상혁 3위·이동열 5위, 목관 부문에 플루티스트 김예성 공동 3위, 피아노 부문 예수아 공동 4위였다. 

 

195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창설된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전 세계 만16∼32세 음악가를 대상으로 4년마다 개최됐다. 첫 대회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부문으로 열렸으며, 1962년에 첼로 부문이, 1966년에 성악 부문이 추가됐다. 2019년부터는 목관과 금관 부문도 생겼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쇼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국제 음악 콩쿠르’로 꼽힐 만큼 권위있는 대회였다.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에 반발해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경연대회 세계연맹(WFIMC)이 회원 자격을 박탈하면서 위상이 추락했다. 국내에서도 이 대회 상위 입상자에게 주던 병역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앞서 콩쿠르 조직위원회는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 모두 42개국에서 742명이 지원했다고 했지만 본선 1라운드 진출자 중 절반은 러시아, 5분의 1은 중국 출신 연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첼로 6명 등 16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부문별 입상자도 대부분 러시아와 한국 연주자가 휩쓸다시피 했다. 특히, 피아노 부문의 경우 1~3위가 모두 러시아 연주자다. 바이올린과 첼로 부문도 러시아와 한국 연주자가 상위를 차지했고, 중국 연주자는 성악 부문 3위, 피아노와 바이올린 부문에서 4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전까지 역대 한국인 입상자로는 △피아노 부문 정명훈(1974년 공동 2위), 백혜선(1994년 공동 3위), 손열음(2011년 2위), 조성진(2011년 3위) △바이올린 부문 이지혜(2011년 3위), 김동현(2019년 3위) △성악 부문 테너 최현수(1990년 1위), 바리톤 김동섭(2002년 3위), 소프라노 서선영(2011년 여자 성악 1위), 베이스 박종민(2011년 남자 성악 1위), 바리톤 유한승(2015년 3위), 바리톤 김기훈(2019년 2위) 등이 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