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오늘부터 15일까지 2주간 대규모 총파업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 운송거부 이후 8개월 만의 전국단위 파업이다. 민노총은 대규모 도심집회와 촛불집회까지 개최해 40만명 이상의 노조원 참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한다. 금속노조 소속 최대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조도 5년 만에 파업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은 윤석열 대통령 퇴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저지, 한·미·일 군사훈련 중단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총파업 자체도 뜬금없지만 내세운 명분 또한 노동이슈와 거리가 먼 것이라 어이가 없다.
민노총의 총파업이 헌법과 법률에 따른 합법적인 것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정권은 검찰을 통해 정권을 장악하고 위협·협박 정치를 하고 있다”며 “지배권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퇴색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꺼내들 수 있는 카드는 총파업이라는 위력적인 무기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7월 총파업은 윤 정권과의 전면적 싸움의 출발이 될 것”이라며 “8월에는 한·미·일 군사훈련 중단투쟁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견강부회이자, 불법 정치파업임을 스스로 밝힌 것 아닌가. 노동자 권익과 상관없는 정권퇴진 운동을 주도하겠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노조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속셈을 노골화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파업이라는 측면도 그렇지만 경기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에서의 파업이란 점에서 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는 올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3.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조사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95.5로 집계, 향후 경기에 대한 비관론을 내놓았다. 경기전망에 대한 주요기관들의 경제지표는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노총이 왜 정치이슈를 내걸고 파업에 돌입하는지 납득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지금은 공장을 멈춰 세우고, 정치구호를 외칠 때가 아니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밤샘시위를 벌이면서 술판과 노상방뇨로 국민의 공분을 산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의 행태가 아직도 생생하다. 시민들에게 심각한 불편을 끼치는 ‘민폐 파업’은 없어져야 마땅하다. 정부는 국가 경제와 시민을 볼모로 삼는 불법 정치파업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대응해야 할 것이다.
[사설] “정권 퇴진, 오염수 반대” 민노총 정치파업 엄정 대응해야
기사입력 2023-07-02 23:10:59
기사수정 2023-07-02 23: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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