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온 미국의 테슬라와 이를 제치고 세계 판매량 1위 업체로 올라선 중국의 비야디(比亞迪·BYD)가 올 상반기 나란히 역대급 판매 실적을 신고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방송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테슬라가 4~6월 각국 계약자들에게 인도한 차량 대수는 46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 44만5000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전략이 주효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미국 내 판매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전기차 업계에서 가격 경쟁을 주도했다. 이런 영향 속 지난 1분기 차량 인도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데 이어 이번에는 83%나 늘리는 데 성공했다.
판매 증가가 수익 증가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만 한다. ‘박리다매’ 전략이 오히려 기업의 수익에는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흔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1분기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11.4%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19.2%에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WSJ는 “테슬라는 전 세계에 공장을 추가하고 있다”면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테슬라의 노력이 수익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오는 19일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정책은 중국시장을 노린 행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국 1위 업체 BYD의 성장세가 너무나 무섭다. BYD는 6월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수소차) 판매량이 25만3046대로 전년 동월 대비 88.8%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업체의 월간 판매량이 25만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로써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125만5637대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BYD는 거대한 중국시장을 등에 업고 지난해 세계 신에너지차 판매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중국 당국의 육성 정책에 따라 난립했던 신에너지차 업체가 적자생존 과정을 거치면서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경쟁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중국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테슬라와 BYD의 경쟁도 한층 더 격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