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아기 백일상 음식을 나눠 받은 경비원이 ‘축 백일’을 직접 쓴 흰 봉투로 축하금을 전한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아기 아빠는 돌아가신 부친 생각이 나 마음이 뭉클해졌다고 전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선 전날 올라온 ‘경비아저씨의 축하금’이란 제목의 글이 화제가 됐다. 글쓴이는 “오늘(2일) 애기 100일상을 차리면서 떡과 사과 하나씩을 경비 아저씨께 드리자 ‘아이구 뭘 이런 거를’(이라고) 하며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받으셨다”고 적었다. 이어 “분리배출 날이라 나갔다가 집에 와 있는데 벨이 ‘띵동’하고 눌리면서 경비실이라고 하더라”며 “(내가) 분리배출을 잘못해 집까지 찾아오셨나 싶어 문을 열었다”고 했다.
글쓴이는 “아까 (음식을 나눠준) 경비 아저씨가 대뜸 봉투를 주시면서 ‘애기 백일 축하하고, 백일 음식은 그냥 먹으면 안 되니 받으라’고 하시며 직접 쓴 ‘축 백일’ 봉투를 건네셨다”며 “한사코 거절했지만 (경비원이) ‘얼마 안 되는 금액이니 신경 안 써도 된다’며 뒤도 안 돌아보고 내려가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봉투 속) 금액은 1만원이지만 제겐 10만원, 100만원 같은 느낌이었다”며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 마음 한켠이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이 글쓴이는 언론을 통해서도 경비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서울 도봉구에 산다는 조모씨는 MBC와 인터뷰에서 “경비원 아저씨가 주민들 분리수거를 또 도와주고 계시더라. 항상 그렇게 하신다. 그래서 경비원 아저씨께 (떡과 사과를) 간식으로 갖다 드리면 좋겠다 (생각)해가지고 전달해 드렸다”며 “연로하신 경비원 아저씨가 (축하금을) 주시니… 저희 아버지께서 몇 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아버지 생각도 나고 마음이 뭉클하더라”고 말했다.
조씨가 올린 글은 하루 만에 조회수가 수십만을 기록했다. 누리꾼들은 관련 기사 댓글란 등에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경비원과 아기 부모 모두 좋은 사람들 같다”, “아기가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