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장 자리도 비어있는 젠더폭력신고센터의 실질화, 피해자 일상회복 지원, 윤리규범에서 ‘피해호소인’ 표현 삭제 등 성폭력 관련 당규와 국회법 개정, 오프라인 성평등 교육 의무화 등이 절실합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의 권력형 성폭력 재발 방지 등을 위한 대안을 이 같이 촉구했다.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권력형 성범죄 근절 토론회’ 자리에서다.
이 토론회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과 넥스트민주당(NDP)이 공동 주최했다. 지난달 중순 출범한 넥스트민주당은 민주당 내 개혁적 성향을 가진 20∼30대 정치인 1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박 전 위원장도 포함돼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주당 내 권력형 성폭력을 증언했던 이들이 모여 반복되는 성범죄에 대한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을 바탕으로 정리된 내용은 민주당 혁신위원회에 전달될 예정이다.
발제는 박완주 국회의원 성폭력 사건을 처리했던 박지현 당시 비대위원장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 당시 법정에서 증언한 신용우 비서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에서 직장 동료로서 피해자를 도왔던 이대호 비서관 등이 맡았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 내 성폭력이 계속 발생하는 것에 대해 “여론의 뭇매를 맞을 때면 납작 엎드려 사과했지만, 화살이 지나가면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기 때문”이라며 “가해자에 대한 온정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피해자에게 낙인을 찍는 지금의 정치는 권력형 성범죄를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편에서 지속적인 문제해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에 대해 반성하고 약속한 대책들을 추진해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에 따르면 민주당내 젠더폭력센터는 센터장부터 공석인 ‘유명무실한 기구’이며 신고가 들어와도 어떻게 처리하는지 안내조차 없다. 그는 “센터장은 임기를 보장하는 외부 전문가로 위촉하되, 정당에서 피해자에 대한 법적 지원과 심리 상담, 성폭력 고발에 대한 업무 지원을 다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의 일자리를 당에서 책임지고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의원 성폭력일 경우 당직을 포함해 동일 급수 자리를 제안하는 식의 구체적 방안이 언급됐다.
가해자를 당에서 제명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국회의원직 사퇴, 국회 내 징계 절차를 신속하게 밟기 위한 강제력 등이 요구된다고도 덧붙였다. 이를 위해 당 차원에서 가해자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14일 이내 윤리특별위원회를 반드시 개회하도록 국회법 제46조를 개정하는 내용 등을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다음 총선을 앞두고 또 한번 2030 여성의 지지를 어떻게 받아야 할지 고민만 하지 말고, 당 내 성폭력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부터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말뿐인 대안이 아니라 지속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2030 여성의 지지를 받기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뒤 이은 토론 세션에서는 김수아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이재정 전 비서관, 마민지 다큐멘터리 감독이 발언했다.
행사 마지막에 낭독된 ‘민주당의 권력형 성폭력 예방을 위한 혁신안’ 주요 내용은 △젠더폭력신고센터의 기능과 위상 격상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 일상회복 지원 제도 마련 △성폭력 관련 법률, 당규 및 윤리규범 개정 △사각지대 없는 성평등 교육 의무화 △성평등 의전 가이드라인 제정 및 보급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