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6일 반도체와 첨단 기술 분야 주도권을 놓고 첨예한 갈등 중인 중국을 찾았다. 옐런 장관이 일찌감치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미국에 재앙이라고 우려하며 관계 유지 필요성을 피력해 온 만큼 이번 방중을 계기로 미·중 간 무역갈등이 한층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와 그럼에도 미·중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기는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이 동시에 제기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부터 9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와 허리펑(何立峰) 부총리, 류쿤(劉昆) 재정부장 등과 잇달아 회동한다. 이들과의 만남에서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 문제와 환율, 첨단 산업 공급망 재편 등 양국 간 경제 현안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면담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경제 분야에서의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동시에 위기를 관리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양국이 단 한 번의 방문으로 해결되지 않는 중대한 이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이번 방문을 통해 앞으로 양국 간의 소통 빈도를 늘리고 심화하는 동시에, 관계를 안정시키고 오해의 소지를 피하며 가능한 협력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옐런의 방문이 미·중 관계의 획기적 반전 기회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관계 개선 가능성 기대를 드러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옐런 장관은 디커플링 거부와 고율 관세 인하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등 실용적 경제 관료로 널리 여겨진다”며 “골치 아픈 문제들이 한 번의 방문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최소한 양국 경제·무역 관계 발전을 막아온 문제들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논의는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재무부를 포함한 미국발로 점점 많이 나오는 신호들을 보면 옐런 장관이 이전에 미국 당국자들이 해온 발언 요지를 대체로 되풀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양국 관계 개선 가능성은 높게 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