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개미로 목욕하는 새’ 국내서 첫 보고

물까치 등 산새류 4종 사례 확인
깃털과 피부 진드기 퇴치 추정

텃새인 물까치 7마리가 개미목욕을 하는 모습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9일 한국조류학회지 최신호 ‘국내 산새류 4종의 개미목욕 사례 보고’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경기 양평군에 있는 한 불개미 둥지에서 물까치 가족 7마리가 함께 개미목욕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들은 부리에 개미를 물고 깃털에 직접 문지르거나 한 번씩 개미를 먹기도 했다. 새가 개미목욕할 때 보여 주는 전형적인 행동이다.

개미목욕하는 물까치 가족. 한국조류학회지 논문 캡처

물까치 외에도 같은 날 멧새가, 2018년에는 강원 횡성군에 있는 한 불개미 둥지에서 어치와 큰부리까마귀가 개미목욕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국내에서 조류가 개미로 목욕하는 모습이 공식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가 개미로 목욕하는 이유로는 깃털과 피부에 기생하는 진드기와 이 등을 퇴치하거나 개미산을 소모해 소화하기 쉬워진 개미를 먹기 위함이라는 가설이 제시되고 있지만,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논문 작성에 참여한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아주 많은 분류군에서 (개미목욕) 행동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에 지능 높은 새가 주로 개미목욕을 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