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의 자유를 주장하는 쪽과 차별 행위라는 지적의 한가운데 있는 이른바 ‘노키즈존(No Kids Zone)’을 아동차별로 보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예방 조치 등을 강조한 법안이 국회에서 최근 발의됐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이성만 무소속 의원은 지난 11일 아동차별 실태조사와 아동친화업소 지정을 골자로 하는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2건을 발의했다.
첫 번째 개정안은 ▲정당한 사유 없이 아동 편의 제공을 거부하거나 차별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아동 제한·배제·분리·거부 등 불리한 대우를 표시·조장하는 광고를 직접 행하거나 그러한 광고를 허용·조장하는 경우 등을 ‘아동차별’로 규정하고, 법 시행일로부터 1년 안에 ‘아동차별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3년마다 이뤄지는 실태조사의 아동 양육·생활환경, 언어·인지발달, 정서·신체적 건강, 아동안전과 아동학대 등 기존 범위에 아동차별을 추가로 포함해 국가와 지자체가 아동차별 예방과 방지 조치를 취하게 했다.
또 다른 개정안에는 아동 편의 제공 등의 요건이 갖췄다고 인정된 영업소를 ‘아동친화업소’로 지정해 아동의 권리와 복지 보장 조항을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 법안은 ‘노키즈존’이 아동을 잠재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존재라는 인식을 주므로, 아동이 차별받지 않는 아동친화 환경 조성을 촉진한다는 취지다. 이 의원과 함께 윤미향 무소속 의원, 김교흥·문진석·민병덕·박성준·신동근·신정훈·정일영·한정애·허종식 민주당 의원이 발의자로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 의원은 “우리 모두에게는 어린 시절이 있었다”며 “이웃과 사회의 환대가 있었기에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동은 우리 사회에서 환영받고 돌봄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며 “국가와 지자체가 아동차별 문제에 대해 보다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노키즈존’은 2015년 강원 춘천의 한 음식점에서 발생한 사고 후 음식점에 70%의 책임 매긴 법원 판결이 난 후에 본격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찌개 담긴 뚝배기를 운반하던 종업원이 통로에 세워진 유모차에 국물 일부를 쏟아 아기가 전치 4주의 2도 화상을 입은 후, 가족이 식당 주인과 종업원을 상대로 치료비와 수술비 그리고 위자료 등 지급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었다.
식당은 ‘유모차 반입 금지’ 안내문이 부착된 사실을 들어 책임이 없고 식당 홈페이지 등에 남은 악성 댓글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산정된 총치료비 880여만원의 70%에 해당하는 620여만원과 일가족 위자료 550만원을 추가한 총 117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뜨거운 음식 운반 시 주의를 게을리했다 면서도 통로에 유모차를 놓아 사고 발생의 또 다른 원인이 됐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개정안은 아동이나 아동을 동반한 손님의 출입 전면 금지가 차별행위라는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판단과도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읽힌다. 안전사고 발생 우려와 다른 고객에게 피해 주는 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13세 미만 아동 출입을 막은 식당 관련, 인권위는 ‘헌법’에 따른 영업의 자유가 상업시설 운영자에게 보장된다면서도 그 자유가 제한 없이 인정되는 건 아니라고 봤다. 일부 사례를 객관적·합리적 이유 없이 일반화했다면서다.
어린이와 그 부모를 차별한다는 비판 속에서도 ‘노키즈존’ 옹호론이 아직은 우세한 편이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노키즈존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사업주의 자유이며 다른 손님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기 때문에 허용할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71%다. 허용할 수 없다는 의견은 18%였다.
2020년 법학논총에 실린 ‘아동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헌법적 과제: '노키즈존(no kids zone)' 관련 정당성 논의를 중심으로’ 논문은 “영업주가 가진 영업의 자유와 아동·부모가 가진 행복추구권이 충돌한 것”이라며 “기본권의 충돌을 마땅히 해결할 방법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논문 작성자인 김정수 단국대학교 법학과 초빙교수는 “노키즈존은 엄밀히 말해 아동이 혼자 카페나 음식점에 가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아이보다는 ‘아이가 있는 부모’를 차별하는 것”이라며 짚고, 소위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로 되어버린 소모적 싸움 해결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부모는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공공질서 교육과 예절교육을 강화해 아이들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공공질서와 예절을 지켜나갈 수 있게 지속 교육해야 한다”며 “부모 자신과 아동의 권리·행복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권리와 행복도 중요하다는 인식과 실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영업주에 대해서도 “최후의 수단으로만 ‘노키즈존’을 선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안내와 더불어 아동을 동반한 부모에게는 특별히 주의할 것을 정중히 부탁하고 사전에 충분히 인지시키는 등 방법으로 고객들의 공감대와 협조를 이끌어내는 운영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논문이 필요성을 제기한 ‘예스키즈존(Yes Kids Zone)’이나 ‘웰컴키즈존(Welcome Kids Zone)’ 같은 명칭으로의 전환은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키즈 오케이존’ 등 사업 추진으로 현실 반영 단계에 있다.
다만, 사실상 노키즈존의 반작용으로 비치는 이러한 명칭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노키즈존의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긍정·부정 어감을 떠나 ‘키즈존’ 자체가 아동·청소년 유해시설도 아닌 식당 같은 보통의 공간에서 어린이 입장 허가 여부를 확인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