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들이 전북 지역 곳곳에서 패싸움을 벌이는 등 난동을 피우다 잇따라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도심 술집에서 집단으로 술을 마시다 인사나 반발 등 사소한 이유로 시비가 일자 난투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등 혐의로 전주지역 폭력조직원 A(24)씨 등 2개 파 21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21일 오후 11시쯤 전주 효자동 신시가지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상호 주먹다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각각 새로 가입한 조직원을 축하하기 위해 7∼8명씩 단체로 자리를 차지하고 술을 마시다 한 폭력조직원이 새로 가입한 조직원을 상대 조직원들에게 소개하다 인사를 강요했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으로 번진 것으로 드러났다.
싸움이 일자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양쪽 조직원들이 일제히 가세해 협소한 공간에서 한데 뒤엉키다 보니 술집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들은 더 큰 싸움에 대비해 인근 카페에 있던 조직원들까지 불러 모아 대기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두 조직원들은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자 “단순 폭행으로 처벌할 의사가 없다”고 둘러대며 서둘러 현장을 벗어났다. 하지만, 경찰은 뒤늦게 조폭들이 벌인 패싸움이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들을 검거해 구체적인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전날에도 익산 지역 한 술집에서 심야에 싸움을 벌인 폭력조직 3개 파 조직원 8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4일 오전 1시쯤 익산시 영등동 한 술집에서 싸움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들은 동료 조직원 애경사에 참석한 뒤 뒤풀이하다 만취해 상대 조직원에게 “왜 반말을 하느냐”고 따지다 시비가 붙어 서로에게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이 모두 현장에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CCTV 등을 분석해 신원을 확인한 뒤 자진 출석을 유도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해 2월 6일 오전 2쯤에도 한 장례식장 주변에서 2개 파 조폭 50여명이 야구방망이와 각목, 흉기 등을 들고 패싸움을 벌이다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이들은 집단으로 난투극을 벌인 뒤 증거 인멸을 위해 자신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장례식장 CCTV 본체를 떼어 가는 등 주도면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이들 중 범행을 주도하고 지시한 2개 파 5명은 법정에서 각각 징역 2년6개월에서 3년형을 선고받았다.
전북경찰 관계자는 “집단으로 몰려다니며 선량한 시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주거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조폭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 3월 13일부터 7월 12일까지 4개월간 ‘조직폭력 범죄 특별단속’을 벌여 모두 73명을 검거해 이 중 7명을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