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계 증권 포럼 주제, ‘기후위기의 시대’에 꼭 필요한 논의다.”(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저탄소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실물 경제의 구조 변화가 필요합니다.”(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장)
13일 ‘저탄소 경제 전환과 금융투자의 역할’을 주제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2023 세계 증권 포럼’은 굵은 빗줄기 속에도 성황을 이뤘다. 최근 ‘탄소국경조정제도’, ‘ESG공시의무화’ 등 어느덧 ESG가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이에 대한 각계각층의 관심이 커졌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은 인사말에서 “저탄소 경제가 새로운 경제 질서로 자리 잡으면서 ‘그린 빅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후 변화, 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양적·질적 성공을 위해서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파악하고 중장기적인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를 지향하는 세계 경제 환경에서 우리나라 투자 시장을 이해하고 향후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 이번 포럼의 개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럼을 찾아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원장은 축사에서 ‘탄소 중립’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과도기인 현재, 이번 포럼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금융투자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당국은 올해 1월부터 ‘ESG 채권 인증평가 가이드라인’ 운영을 시작했고, 국제표준에 맞는 ESG 관련 기업 공시의무를 도입했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 녹색금융 인프라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녹색금융의 활성화는 당국의 노력 외에도 금융투자업권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민간영역의 적극적 참여를 당부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축사에서 배출권 시장 참여자 확대 및 파생상품 개발, ESG 테마형 인덱스 개발, 지속가능 연계채권 등 ESG 확산을 위한 한국거래소의 다양한 노력을 언급했다. 손 이사장은 아울러 “거래소 산업은 전산 인프라 유지에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한다”며 “페이퍼리스 보고 문화 등 그린오피스 시도를 통해 거래소 자체의 넷제로를 추진하겠다”고 적극적인 ESG 동참 의지를 밝혔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기후위기 타개를 위한 핵심 어젠다는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유도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저탄소경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실물 경제의 구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의 대상과 수준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등 기업차원의 대비와 전략 수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미현 SK증권 이사, 김동양 NH투자증권 이사 등 증권업계 핵심 인사들과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 이병희 한양대 교수, 정도진 중앙대 교수 등 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